[예화이야기] 쪽방 주민들의 값진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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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중구 동인천 전철을 등진 좁은 골목길에 여기저기 벽에 금이 간 집들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인천을 대표한 쪽방촌이다. 이곳에 이정성(75) 씨의 3평 남짓한 보금자리가 있다. 이 공간에는 연탄난로가 있으며, 두루마리휴지, 라면상자, 약봉투를 정리하여 놓은 서랍장이 있었다. 이 씨가 사업에 실패하였으며, 사기까지 당하여 마침내 부인도 자식도 떠나가고 혼자서 여기저기 떠돌다가 이곳에 온지 6년이 되었다. 

날씨가 영하 10℃ 이하로 내려가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으나 그래도 추위에 이골이 났다. 이 씨는 “추운 겨울 기나긴 밤을 보내는데 연탄 서너 장, 전기장판도 전기료 때문에 마냥 켜둘 수 없다”며 자기 전에 잠시 켰다가  전기를 끄면 그래도 버틸만하다고 하였다.

이 씨는 현재 처하여 있는 환경에 비하여 표정도 밝고 목소리도 힘이 넘쳤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으나 그래도 아직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최근 쪽방상담소를 차려 동료들과 노인들의 쉼터가 되어 그들과 함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134만 4000원을 기증하였다. 이 돈은 쪽방촌 주민들의 자활을 지원하는 ‘인천내일을 여는 집’ 이사장 이준모 목사가 쪽방촌 상담소, 노숙인 쉼터, 무료급식소에서 펼친 모금활동에서 얻은 것이다. 

이들이 8년째 모금을 위하여 볼펜조립, 폐지모으기, 자활사업에 참여하여 수입이 되는 돈과 작은 정성으로 바친 돈이라고 하면서 이들은 낮은 자리의 천사들이라고 하였다. 11년째 쪽방상담소에 참석하는 이곳은 참으로 따뜻하고 정이 많아 밥을 먹으며 쉴 새 없이 손으로 움직이니 치매도 안 오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이 있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했는데 지금은 서로 나눔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며, 매주 금요일 예배를 드리며 서로를 위하여 기도제목을 나누어 기도하는데 서로가 은혜가 되며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다고 하였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비록 작으나 쪽방촌 주민들은 “낮은 자의 하나님으로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삶으로 실천하는 현장이 바로 이곳”이라고 만족하였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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