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요엘서의 메뚜기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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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천재지변 중에 ‘메뚜기 재앙’이 있다. 수십억 마리 천문학적 숫자의 메뚜기떼가 땅을 뒤덮고, 바람을 타고 날아 이동할 때는 하늘을 가려 대낮이 어둠의 땅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구약에는 많은 군대의 수를 묘사할 때 ‘해변의 모래와 같다’는 말과 함께 ‘메뚜기떼와 같이 많다’고 표현한다(사 6:55; 7:12). 메뚜기는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양해서 10cm가 넘는 큰 것도 있다. 번식력이 강해서 비가 온 후 고온다습한 환경이 되면 메뚜기 번식에 좋은 조건이 된다. 식성도 커서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두 배가 넘는 농작물과 푸른 나뭇잎을 닥치는 대로 갉아 먹어 치운다. 그래서 메뚜기떼가 휩쓸고 지나간 땅은 황폐한 폐허로 변해버린다. 우리나라도 지역적으로 메뚜기 때문에 농작물이 피해를 보기도 하지만, 다행히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지역이나 북부 아프리카, 인도, 중국 등지에서 메뚜기 재앙은 농업의 최대의 적으로 여긴다. 펄 벅의 유명한 작품 ‘대지’에도 주인공 왕룽 일가가 마을 사람들과 메뚜기떼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출애굽기를 보면, 애굽에 내린 10가지 재앙 중에 8번째 재앙은 ‘메뚜기 재앙’이었다. 그때 상황을 출애굽기는 이렇게 기록했다. “메뚜기가 애굽 온 땅에 이르러 그 사방에 내리매… 메뚜기가 온 땅을 덮어 땅이 어둡게 되었으며, 메뚜기가 밭의 채소와 나무 열매를 다 먹었으므로 애굽 온 땅에서 나무나 밭의 채소나 푸른 것은 남지 아니하였더라”(출 10:14-15)

구약시대 예언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요엘이 활동하던 시절, 무서운 메뚜기떼들이 이스라엘 땅을 뒤덮었다. 전무후무한 메뚜기의 재앙이었다.

“팥중이가 남긴 것을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가 남긴 것을 느치가 먹고

느치가 남긴 것을 황충이 먹었도다”(욜 1:4)

여기에 이스라엘 땅을 황폐케 만든 네 마리의 메뚜기가 등장한다. 우리말 성경에 메뚜기, 팥중이, 느치, 황충으로 번역된 것들이, 메뚜기의 다양한 종류를 말하는 것인지, 또는 메뚜기가 유충으로부터 자라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구약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그 이유는 이들도 히브리어 의미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원문 성경에 사용된 히브리어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다. 히브리 구약성경에 사용된 히브리어의 어휘 수는 약 8,200개 정도가 된다. 그 중에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어가 1,500개 이상이나 된다. 예를 들면, 시편에 많이 사용된 ‘셀라’(Sela), 에스겔 1장에 나오는 ‘단쇠’(hashmal) 같은 것은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예언자 요엘 시대에 일어났던 ‘메뚜기 재앙’은 한 계절이나, 1년 정도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몇 년이나 계속된 것이었다. 요엘서 2장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회복시켜주시고 ‘메뚜기와 느치와 황충과 팥중이가 먹은 햇수대로 갚아주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기록되어 있다. 이 말씀에서 ‘햇수대로’라는 어구를 보면, 메뚜기 재앙은 적어도 몇 년 동안 계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 년 동안이나 먹을 것이 고갈된 극심한 메뚜기의 대재앙이었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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