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역사에서 윤석열 같은 전통 엘리트가 대통령이 된 것은 우리 정치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다. 이재명이나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같은 엘리트는 자수성가형이다. 그전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은 미국의 원조로 얻어먹던 시절의 정권이다. 세계 제일로 우뚝선 김연아나 방탄소년단이나 봉준호 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약소국 대통령들이다. 박정희가 케네디에게 문전박대당하고 돈꾸러 독일가서 교민 만나고 눈물바다를 이룬 사연을 가진 이유다.
못배우고 못가진 무식한 설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나라들의 대통령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된 중요한 이유는 우리 정치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구시대 막내가 아니라 새시대 큰형이 등장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마치 구약의 하나님이 노예의식에 찌들은 이집트 탈출 1세대 노예들을 시내광야에서 40년을 떠돌다 전멸하고 모세까지 죽은 후에 새시대 지도자 여호수아를 필두로 가나안 여리고로 들어가게 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노예의식으로는 주인의식을 가진 새나라를 건설하기가 진짜 어렵기 때문이다. 찌든 노예삶으로 얻은 부도덕과 비루함 등으로 새나라를 건설하기는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그런 노예의식이나 강대국에 종속된 부채의식이 없는 당당한 정통 엘리트들이 최고 권력을 차지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본다. 한 개인의 탁월한 성장과정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가 선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엘리트층도 나름 도덕성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자신이 선후배 기수문화에 충실한 검찰출신에다 한동훈 등과의 형님리더십에서 보듯이 정의롭지만 집단패거리 의식도 분명히 있다. 만약 윤대통령이 비리와 부도덕이 많았다면 검사활동 내내 정권을 향해 법대로 칼날을 바로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숱하게 봐주기 수사로 부도덕한 검사질을 했다면 지난 대선과정에서 상대후보 만큼 여러 비리 의혹이 폭로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정치가 비로소 한 단계 올라선 선진화 현상이다. 그래서 윤대통령 취임은 우리국민 평균 정치의식이 약소국 후진국에서 비로소 선진국 시민의식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윤대통령도 성공할 수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윤대통령의 출발은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성장한 중산층과 민주화운동으로 합리적인 시민의식이 뭉쳐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은 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국민 의식수준이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넘어 웬만한 유럽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정쟁을 끝내고 차분하게 선진화된 정치의식으로 좌우상하를 살피며 미래를 향한 더듬이를 곧추세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