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지, 한 세대를 일으킨 세대의 흥망은 다음 세대를 어떻게 키워서 대를 잇게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를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것이 노령인구의 증가와 다음 세대 인구의 감소와 이들 신앙이 급속히 쇠락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지난 2년 이상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목회데이터 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기독 청년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된 시기는 78%가 초등학교 이전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가운데 구원과 영생을 위한 신앙은 33%에 불과했고, 교회 출석하는 청년들의 3명 중 1명은 10년 후 교회에 안 나갈 것같다고 응답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기독 청년의 10명 중 7명은 고등학교 졸업 후 교회를 떠났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기독 청년의 인식 중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대답한 사람이 92%에 달했고 최고의 관심사가 “경제적 여유(48%), 안정적인 일자리, 취업(29%), 주택/부동산(22%)”이었고, 종교는 10%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통계를 볼 때, 한국교회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우리의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이 실패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신앙의 대를 잇는 문제는 오늘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는 한국교회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차원에서 청년 주일을 맞이하여 한국교회는 새로운 각성을 하고 다음 세대, 특히 기독 청년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목회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음 세대 교육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두었는데 이는 아주 의미있는 인식이다. 우리의 미래가 걸린 다음 세대, 특히 기독 청년들을 살리기 위해서 한국교회는 온 힘을 기울이고 총력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의식구조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이들이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우선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철저한 신앙과 본을 보이는 신앙적인 삶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이유는 부모가 본을 보이지 않는 신앙 교육과 신앙 전승은 없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신앙 관습이나 교회 생활이 아닌 진정한 믿음과 경건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회도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를 이루어야 한다. 기독 청년들의 교회 불만족의 1위가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적인 태도에 있었고, 이들 2명 중 1명은 교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사회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응답했고, 69%는 스스로 불행한 세대라고 했다. 그리고 기독 청년의 27%는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온라인 교회에 다닐 의향은 지난해 29%에서 금년에는 36%로 증가했고, 교회가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여기에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명확한 길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또한 이들을 위한 신앙 교육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을 위한 신앙 교육은 암기나 교리 교육의 일부 혹은 교회의 한 부속기관처럼 이들을 교육하고 이끌 것이 아니다. 이들을 위한 철저한 교육목회가 교회 사역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한국교회는 제도적으로 이들을 지도하기 위한 청년사역자들을 양성해야 하며 이들을 위한 신학적 체계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신앙교육 내용과 커리큘럼, 교육프로그램들도 개발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청년들의 신앙 수준이 높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은 기성세대와 인공지능 시대를 잇는 가교로 생각하여 기존 교육방식을 재구성하고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에 맞춰 옴니채널(Omni Channel)화 해야 한다. 여기에서 옴니채널이란 온·오프라인이 마치 하나의 채널처럼 일관되게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다음 세대를 살리는 일은 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이다. 어느 기업인이 이야기했듯이 복음의 본질 외에는 다 바꾸고 전력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심은 만큼 거둘 수 있다.
문장도리(文墻桃李)라고 했다. 이는 스승이 길러낸 학식과 능력이 우수한 제자들과 그의 문하생이란 말이다. 바른 가르침과 미래를 준비하는 기성세대와 그의 영성이 다음 세대를 바르게 길러낼 수 있는 것이다. 주여, 우리의 시간이 더 지체되기 전에 이 일을 이루게 하소서!
황해국 목사
<서울장신대학교 총장(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