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기다림으로 속을 태우며 달려온다.
6월이 되면
떠나간 그 얼굴들이
영상으로 가슴에 남아
그리움으로 떠오른다.
그렇게 사랑스러웠는데
우리로 진한 진실을 보이며
하나로 잘 지나온
추억들이 쌓여 있는데
오늘 이 그리움으로
살아있음에 의문을 준다.
그리움에 젖어
나를 잊을 정도로
마음 아파할 오늘이
그 날 그리움의 얼굴이
나의 모든 것 빼앗으며
옛날로 돌아가게 이끌어댄다.
아 아 그 날이 그립고 좋아진다.
날개를 달고
공중을 마음대로 날기도 하고
질펀히 들판을 마음껏 누비며 걷는다.
산도 잘 넘는 오늘이
바로 그 날의 그리움으로 꽃피워낸다.
그 날, 이 순간이 좋아라.
6월의 그리움은
나를 그 날로 붙들어매고
자유를 잃은 채 그리움에 붙들려
오늘에 있어도
그 날로 살게 만들어 묶는다.
그리움은 나를 잊는 행복이다.
기다림의 선물이다.
해마다 6월이 오면
나는 이런 그리움으로 행복해진다.
<시작(詩作) 노트>
6월에는 그리움이 있다. 어릴 적에 겪은 피난길에서 스쳐지나간 그때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그리움은 기다림으로 말한다. 기다림은 설레임이요 그리움은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매력이 있다. 6월의 산과 강은 그리움의 추억이 담긴 무대와도 같다. 이 나라 강토를 휩쓸었던 전쟁터에서 남기고 간 숱한 발자국의 흔적들은 수십 년이 흐른 지금에도 많은 그리움의 사연들을 담고 있다. 마치 사도바울이 찬란했던 선교여정을 다 마친 노년에 사람을 그리워하는 말씀이 디모데후서 4장 9절에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고 하면서 많은 사람이 떠나고 홀로 남아 사람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있다. 우리도 그리움을 잘 간직하고 힘든 날을 준비하였으면 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