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위해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를 지나가십니다. 그때 열 명의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정결법에 따르면 나병 환자는 부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접촉하거나 진영 안에서 함께 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었고, 나음을 얻기 위해 자기의 처지와 형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향해 부르짖습니다. 관심을 가져 주시고 불쌍히 여겨 우리를 낫게 하여 달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들의 간절함을 아시고 발걸음을 멈추시고 나병환자들에게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제사장들에게 그들의 몸을 보이라고 하신 이유는 나병을 확진하거나, 나병에서 깨끗해졌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권한이 제사장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13장과 14장에는 나병자에 관한 율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율법에 의하면 나병을 진단할 수 있는 사람은 제사장뿐이었습니다. 제사장이 기록된 절차에 따라 나병이 생겼다고 선언할 수도 있고 나병이 나았다고 선언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나병자로 선언된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증세는 누가 보아도 분명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들의 병을 고쳐주시지도 않고 제사장에게 몸을 보이러 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나병자들에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심으로 치유될 것을 믿고 가서 병이 완치되었다는 확인을 받으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열 명의 나병 환자가 여전히 나병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침받을 것을 믿고 행동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오는 자들에게 그 믿음으로 행동하라고 명하십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제사장에게 이르기 전에 깨끗해질 것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제사장에게 가던 중 모두 나음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깨끗게 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죄로 더러워진 우리를 깨끗게 하셔서 거룩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하십니다. 나병환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좇아 가는 도중에 몸이 치유되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능력으로 인한 치유였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예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똑같이 고침받은 나머지 아홉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질문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하시고”(17-18)
나병을 치유받고 깨끗함을 받은 열 명의 사람 중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은 오직 사마리아인만이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했습니다. 이방인(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유대인에게 사마리아인은 혐오의 대상이었고,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로 여겨졌습니다. 왜냐하면 사마리아인은 혈통과 종교가 이방인과 혼합되었고, 유대인과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유대인에게는 혐오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병에서 깨끗해진 사마리아인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님께 나아가 감사드렸을 때, 예수님은 그가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런데 되돌아오지 않은 아홉 사람도 함께 나음을 얻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한시라도 빨리 나았다는 제사장의 진단을 받고 싶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되돌아오기 보다는 제사장을 찾아가는 거리가 더 가까워서 먼저 진단받고, 그후에 예수님을 찾아뵈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언젠가 그분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을 생각하고, 그때 감사하겠다고 결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다른 일을 하기에 앞서 되돌아와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원하셨습니다.
진정한 감사란 뒤로 미루었다가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기에 앞서 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감동이 올 때 감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기대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민족에게 차별 없는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사람만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에게도 같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는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위한 나라입니다. 병에서 깨끗해진 사마리아인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예수님 발아래 엎드려 감사했습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열 명 중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예수님 앞에 엎드린 사마리아인만이 참된 구원을 선언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차별 없이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때, 기쁨과 안식을 더 풍성히 누리게 됩니다. 예수님은 그의 믿음이 그를 구원하였다고 선언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받은 은혜에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사람이 하나님 나라의 기쁨과 안식을 더 많이 누릴 수 있습니다.
김형수 목사
<대전명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