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친 이웃들 위로하고자
“도림교회 김치가 맛있어요. 게다가 교회에서 좋은 재료로 깨끗하게 직접 담근 거라 믿음이 가지요.”
지난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정명철 목사 시무) 앞에는 오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긴 줄을 섰다. 도림교회 여전도회원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일명 ‘행복 김치’. 혼잡을 막기 위해 교회는 김치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시마다 250통씩 판매했다. 배추와 고춧가루, 양념재료 모두 국내산. 하지만 가격은 시중 반값보다 낮았다. 주민들은 마침 김장철인데다 교회에서 좋은 재료로 직접 담갔다고 하니 손수레며 들 것을 가지고 나와 김치를 사 갔다. 김치 100박스는 시각장애 이웃을 위해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 나눴다.
이날은 도림교회가 8년 만에 바자회를 개최한 날. 여전도회원들은 한 달 전부터 바자회를 준비하고 며칠 전부터는 한 통에 4.5kg씩 하는 배추김치를 2000통, 알타리는 500통 담갔다. 남선교회원들은 차량봉사, 판매지원 등에 나섰다. 전 교인이 투입된 셈. 도림교회는 그동안 성전건축과 코로나로 2014년을 마지막으로 바자회를 열지 못하다가, 이번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이웃들을 위로하고 섬기기 위해 바자회를 열었다. 농어촌 직거래를 통해 도시와 농어촌을 함께 돕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이날 오전 9시에는 교회 앞에서 정명철 담임목사와 김영주 국회부의장, 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 윤재동 도림동장 등이 참석해 바자회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을 가졌다. 정 목사는 “도림교회 바자회는 손해보는 바자회다. 바자회 결산 때 가장 많이 손해본 부서가 제일 칭찬받는다. 이런 이상한 바자회라서 지역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린다”며 “코로나로 지친 이웃들이 바자회를 통해 위로받고 행복을 되찾으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도림교회 비전센터는 바자회 행사장이 됐다. 지하1층에는 의류, 건강식품, 지역 특산물, 먹거리 등 23개 업체가 참여한 판매부스가 마련됐고, 1층엔 교인들이 기증한 물품 판매, 5층 식당에선 만두, 순대, 김밥, 떡볶이 등 간식들로 아이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국밥이 무료로 제공됐다.
교회는 이날 바자회를 다녀간 지역 주민이 약 2만 명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정명철 목사는 “바자회를 통해 하나님 사랑이 지역 주민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림교회는 노인학교와 경로식당 운영, 이·미용 봉사, 어린이집과 장애인주간보호시설(모랫말꿈터) 운영, 사랑의집 수리봉사, 음악학교, 사랑의천사운동 등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한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한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