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88 생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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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지나가듯 할머니께 크림 수프 만들어 주셨던 이야기를 꺼냈는데 너무 작은 추억이라 그런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억이고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추억이다.

나 또한 너무 작은 추억이라 글로 남겨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추억의 크기를 떠나서 할머니께서 나를 위해 잘 보이지 않는 설명서까지 열심히 읽어가며 처음 보는 음식을 열심히 해주신 것이 큰 감동이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꼭 글로 남겨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해드리고 싶었다.

할머니는 내가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안식처이시며, 내 인생의 조언자이시자 나의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시는 분이시다. 그 감사함과 은혜를 헤아려 적자면 종이가 천 장도 부족할 것이다.

그 감사한 마음을 다 적지 못하는 부족한 글이지만 ‘이런 일도 기억하는구나-’하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일 축하 편지(손녀 원혜종)

Happy birthday Grandma!! Hope you have a great day today! I know it’s been a while since we last saw you. but I hope everything is going well with you and Grandpa! Love you and always praying for you.

Hannah

생일 축하 편지(손자 원민종)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민종이에요! 생신을 정말로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건강히 저희 곁에 계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요즘 계속 일하고 있어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네요. 돈번다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아빠를 더욱 응원하고 싶네요. 아빠도 힘들게 일하시는데 우리 가족에게 곧 보람이 있을 거예요. 할머니 오늘도 편안하게 지내시고 생신 축하드려요!

민종 드림

삶의 흔적(痕跡)

나는 인생의 종착역이 가까이 왔다고 느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삶의 흔적을 정리하였다.

약 4년 동안의 시집살이

나는 19세에 남편을 처음 만나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 그리고 지육부에서 같이 봉사하며 마음을 같이 하게 되었고, 21세에 약혼을 하고 22세에 결혼을 했다.

시할아버님께서 뇌졸중 환자셨기 때문에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식 올리라고 서두르셔서 할 수 없이 군에 입대하기 전에 결혼식을 했다. 결혼을 하고 4일 후에 남편은 군에 징집되어 광주훈련소로 떠났고 나는 남편도 없는 시집에서 살아야만 했다.

결혼할 때는 서로 사랑하고 그저 서로 좋기만 해서 시집에서의 삶을 생각지도 못했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남편도 없는 낯선 집에서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혼 후 수일이 지나서 결혼반지(금반지)가 나의 손가락에 맞지 않아 친정 어머님께 고쳐달라고 맡긴 반지를 찾으러 시어머님께 말씀드리고 친정에 다녀왔다.

함명숙 권사

<남가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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