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부흥회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Google+ LinkedIn Katalk +

어느 섬 교회에 부흥회를 갔는데 워낙 작은 동네라 식당이나 호텔 게스트룸이 없어서 잠자는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믿음 좋고 나이가 많으신 권사님 댁을 소개해 주셔서 권사님 댁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그 집엔 나이가 많으신 믿지 않는 남편분과 두 분이 사는 기와집이었습니다. 

잠을 자다가 한밤중에 물이 먹고 싶어서 일어났습니다. 남의 집이라 조심스러워 불을 켜고 주방에 갈 수도 없고, 물은 꼭 먹어야겠고 참 난처했습니다. 그러나 부흥회 하면서 얼마나 땀을 흘리고 갈증이 나는지 도저히 물을 안 먹고는 견딜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물을 먹기 위해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마당을 둘러봐도 물먹을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기와집 지붕에서 빗물이 내려오는 양철 파이프 밑에 물통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보니 물이 가득 담겨 있었지만, 눈보라 치는 겨울이라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한참 망설이다가 주먹으로 힘대로 쳤더니 얼음이 깨져서 그릇도 없이 입을 대고 물을 먹었습니다. 오랜 기간 방치해 둔 물이라서 그런지 물에서 썩은 냄새가 났습니다. 그 순간 비위가 상하고 뱃속에서 우글거리기 시작하고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강사를 이렇게 취급하나 서운했습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새벽 예배를 드리고 끝나자 마자 아침 6시 식사를 하고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시간인데 밥상이 들어오기 전에 담임목사님께 몇 마디 일러 주었습니다. 부흥강사들이 강단에서 땀을 많이 흘리고, 말을 많이 하고 나면 갈증이 나기 때문에 생수는 기본적으로 갖춰 강대상에 올려놓고, 강사 숙소에 생수를 꼭 배치해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전날 밤에 있었던 상황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담임목사님께서 한 번도 부흥회를 해본 적이 없고, 어디서 들은 적도 없어서 몰랐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필자는 이런 일이 다른 목사님들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교회 교인들은 교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이렇게 좋은 부흥회를 해서 너무 좋다고 부두까지 전송하러 나오셔서 언제 또 만날까요 하면서 그 지역 특산물을 들고 나오셨고 아쉬운 작별을 하면서 하시는 말씀이 대중교회에서 부흥회하면 우리도 꼭 한번 참석해 보고 싶다고 초대해 줄 수 없냐고 하셔서 정말 약속한대로 부흥회를 할 때 그분들을 모두 초청했습니다. 식사 대접과 부흥회 끝나고 숙소 제공과 다음날 여행까지 다 시켜서 보내드렸습니다. 순수하고 깨끗한 그 섬 분들이 정말 정말 좋아하시고 교회 애로사항이 있을 때마다 연락을 주십니다. 심지어 80세 넘으신 할아버지 집사님은 매일매일 카톡도 보내주십니다. 저는 이런 사례를 보고 우리 예수님께서 거지 나사로를 친구로 삼아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마다 베다니에 있는 나사로의 집에 들러 함께 식사하며 교제를 나누는 것을 연상합니다.

아무튼 부흥회를 다니다 보면 재밌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많은 경험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습니다. 때로는 속상한 일도 있고, 때로는 즐겁고 보람된 시간들도 많습니다. 때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많습니다. 더 도와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 참 미안한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고생하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참 대단하다, 주님 일이라 저렇게 힘들어도 참고 목회하시는구나 하고 도리어 위로받고 올 때도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이만큼 성장한 것도 다 저런 훌륭한 보배 같은 일꾼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혼자는 절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고 좋은 동역자들이 있기에 오늘이 있는 것입니다. 

김준영 목사

<총회부흥전도단 

상임부단장, 대중교회>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