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원하는 배우자상을 조사한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남성이 선호하는 배우자는 전문직 자산 5천 만~1억 원, 신장 160~165cm, 1~4세 연하의 대졸 여성이었습니다. 여성이 선호하는 배우자는 전문직 자산 2억 원 이상, 신장 175~180cm, 1~4세 연상의 대졸 남성이었습니다. 여기에 ‘포기할 수 없는 3가지 조건으로 남성은 ‘성격 및 가치관(71.6%)’, ‘외모(13.8%)’, ‘직업(3.6%)’을, 여성은 ‘성격 및 가치관(68.2%)’, ‘소득(7.6%)’, ‘외모(6.6%)’ 순으로 꼽았습니다. 기타 응답으로는 종교, 건강, 대화 및 유머코드, 생활습관, 가정환경 등을 들었습니다. 한 마디로 필자는 ABCDEF 모두를 본다고 생각합니다. Age(나이), Beauty(미모), Character(성격), Degree(학위), Economy(경제력), Family(가족)입니다. 결혼을 할 때면 사람들이 이런 조건을 찾습니다.
그런데 성서에는 새로운 조건을 보여줍니다. 이삭의 배우자를 찾아오라는 부탁을 받은 아브라함의 종은 나홀의 성, 우물에 이르렀습니다. 그 종은 하나님께 “물 길러 오는 소녀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할 때 기꺼이 그에게 물을 주며, 함께 가져 온 열 마리의 낙타에게도 물을 주는 여자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자라고 알겠습니다”고 기도합니다. 이 말은 그 어떤 조건보다도 섬김을 실천하는 따스한 여인을 찾고자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기도를 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우물에 내려왔고 아브라함의 종이 리브가에게 물을 달라 했습니다. 리브가는 그 종이 기도한 대로 서둘러 물을 주었고 낙타들에게도 물을 주었습니다. 리브가는 선하고 착한 성품을 가졌습니다. 종이 물을 좀 달라고 하자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물동이를 손에 받쳐 들고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그리고 낙타에게 물을 달라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10마리의 낙타들이 충분히 마실 때까지 물을 구유에 붓고 또 부었습니다.
리브가는 자신의 힘듦보다 해갈을 원하는 아브라함의 종을 먼저 살폈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평소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선한 마음이 있었음을 반증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당시 여자라는 신분에서는 더욱 불편한 일이었으나 섬김의 삶을 살아온 리브가는 서둘러 자기 물동이를 내려 놓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를 섬기기 시작합니다. 성서는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13:16) 고 말씀합니다. 작은 일에서부터 온 맘을 다하는 것이 우리 삶에 필요합니다. 배우자는 이상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섬기며 살아가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크리스천의 가장 중요한 결혼 조건은 섬김의 마음입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