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주님의 사순절 침묵 (막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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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2월 25일은 사순절 첫 주일이어라.

골고다를 향하여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묵묵히 걸으시는

고난을 온 몸으로 받으시면서

쓰러지고 일어섬을

침묵으로 뜻을 남기십니다.

수수한 그 모습이

오늘 고난을 배우는

이 사순절 기간에

내 가슴에서

큰 울림으로 속삭입니다.

아아 겉으론

아무 표현이 없어도

속으로 감동시키는

그 입술에 담긴 무거운 침묵이

모든 이를 끌어안는

당신의 무게로 당겨줍니다.

주님의 눈매에

적셔진 연민의 맑음이

모든 이의 죄를 아시는 듯

그 넓고 크신 사랑을

저녁노을에 물들이는 석양에

서산에 매달린 십자가위의

주님 모습이

무척이나 그립고 그리워

당신의 침묵에 머릴 숙입니다.

십자가 아래

아침햇살 산마루에

사알작 얼굴을 내미는 오늘

당신을 그리는 그림으로 쌓여갑니다.

맴도는 생각이

또 우리의 동그라미 하나를 만드는

무심한 세태를 탓함이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침묵하시는데

주님 우리는 당신을 더 배웁니다.

<시작(詩作) 노트>

사순절 예수님의 고난을 배우는 기간입니다. 모든 이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어느 누구도 주님의 편은 없었으나 우리 주님은 끝까지 침묵하시고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를 향하셨습니다. 쓰러지고 더 이상 갈 수 없는 그 때에 구레네 사람 시몬이 억지로 대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향했습니다. 우리 주님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심은 하나님과 우리 죄인인 인간들 사이의 막힌 휘장이 찢어져 연결되는 화해를 보이신 것입니다. 마가복음 15장 38절에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입니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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