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 수출 자유지역 근처에 있는 봉덕교회는 참으로 특별한 교회이다. 교회설립 46년이 지나는 동안 6번째 담임목사로 부임해 섬기고 있다. 교회를 개척하신 목사님께서 정년을 채우시지 못하고 갑자기 돌아가셔서 사위 전도사님이 교회를 지키다 장남 목사님께서 군목전역을 하고 3대 교역자가 되셨다. 그리고 교회를 현재의 교회로 건축하시던 중 무리하셔서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장남은 아버지를 이어서 목회를 했으며 두 남동생이 있었는데 그 분은 본교회의 장로로 섬기셨다.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로 가시고 후임 목사님과는 관계가 좋지 않아서 한 분은 선교사로 나가시고 또 한 분은 타 노회를 가셔서 잘 섬기고 있다.
제가 봉덕교회로 올 때에는 교회에 와서 설교도 한 번 하지 않고 장로님들과 식사를 하고 오게 되었다. 그야말로 낙하산 인사였다. 담임 청빙을 위해 제직회를 인도하러 오신 목사님께서 제게 강력한 어조로 이 교회가 어떤 교회인데 위임 약속도 하지 않고 왔냐고 호되게 나무라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 주시겠지요’라고 답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당회시간에 장로님께서 “목사님 위임 합시다”며 안건을 내셔서 “장로님 위임 그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교회에서는 조금 사이가 틀어지면 나가라고 난리를 할 것이고 목사는 본 교회보다 조금 더 규모 있는 교회에서 청빙을 원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릴 것인데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단지 한 가지 3년 마다 연임청원하지 않는 그 편리함 밖에 없는데 위임할 필요 있겠습니까?” 라고 겁없이 대답을 했다. 그러자 장로님께서 정말로 멋진 답을 내어 놓으셨다. “목사님 인기 더 떨어지기기 전에 위임합시다.” 그리하여 위임청원을 하게 되어 위임을 하게 되었는데 아직 인기가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당회할 때 큰 소리 한 번 나지 않고 하고 있다.
때로는 주변에서 목사는 위임을 강행하려고 하고 장로님께서는 위임을 시키지 않으려고 몸부림침으로 교회가 어렵게 되는 것을 볼 때에 참으로 안타깝다. 장로님께서 항상 “섬겨보니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더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저를 인기 더 떨어지기 전에 위임하자고 하셨던 그 장로님께서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서 노회장으로 섬기게 하셨다. 새로 오신 목사님 인기가 더 떨어지기 전에… 하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당회는 언제나 화평하다.
지금은 사순절 기간으로 자랑할 것은 십자가뿐이다. 주 앞에 찬양을 드리는 것도 강단에서 설교로 섬기는 것도 십자가를 위함이다. 우리는 나약한 존재이므로 언제나 십자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매년 때가 되면 그동안 수집해온 수백여 점의 십자가를 전시하고 전교인들이 예수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예수님 닮기를 소원한다. 또한 성도들이 직접 참여해 스스로 느끼는 감성을 담아 하얀 종이의 여백을 채워가듯 신앙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십자가를 손수 제작하면서 예수사랑을 묵상한다. 나의 인기를 누리기보다 예수님을 자랑하자.
강정식 목사
<봉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