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시바다 도요라는 99세 된 할머니가 처음으로 시집을 펴냈습니다. 이 시집의 제목은 ‘약해지지 마’인데 출판된 지 6개월 만에 70만 부가 판매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있어서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리길래 안으로 들어오라 했지,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외롭다고 느껴질 때 그걸 꺼내 힘을 내는 거야, 당신도 지금부터 저금해 봐 연금보다 나을 테니까.” 등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부유한 집의 외동딸로 태어났는데 10세 때 부도가 나고 어린 나이에 음식점에서 일하다가 20세 때 결혼을 하지만 곧 이혼하고 33세에 재혼을 합니다. 여전히 가난한 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죽자 그 후 혼자서 살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지난 과거를 생각하며 ‘빨리 죽어야 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시를 쓰기 시작합니다. 형식도 없이 자신에게 말하듯 그대로를 써나갔습니다. 시의 초점은 모두 위로에 맞추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 그녀는 빨리 죽어야 해 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현대인들의 공허한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일본은 일류국가입니다. 그런데 무명 할머니의 시로 인해서 일본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류 속에 사는 그들 역시 위로가 필요하다는 증거입니다. 외형으로는 그럴 듯하게 살고 있지만, 속으로는 모두 위로받고 싶고 보듬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위로도 섬김의 삶입니다. 내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섬김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성숙한 사람은 누군가를 섬기려 합니다. 이 같은 섬김과 위로의 삶은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우는 삶의 원리입니다.
형들에 의해 애굽에 팔려간 요셉은 자기를 죽이고자 한 사람들을 용서하고 모든 것을 선으로 바꿉니다.(창 50:18-21) 자기가 이렇게 팔려오게 된 것이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오히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었음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선으로 바꾸셨다고 오히려 위로합니다. 요셉은 죄를 짓고 두려움에 떠는 형들을 간곡한 말로 위로하였습니다. ‘간곡한’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레브’ 인데 심장, 마음을 의미합니다. 요셉은 진실한 마음으로 그들을 위로했으며 그들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진심으로 용서하였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예수님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심을 오히려 무엇이라 합니까?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막 10:45). 예수님은 죄로 인해 두려움에 떠는 우리들을 위로하시고 자신을 대속물로 주어 온전한 섬김을 이루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 이것이 디아코니아 정신입니다. 요셉과 예수님처럼 진심이 담긴 위로를 통해 세상을 섬기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