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탈레반 정부 다시 들어서 선교 불투명한 지역
이제 아시아 지역의 이슬람 세계를 돌아보면서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 가장 경직되고 과격한 극단 이슬람 정부가 들어선 아프가니스탄은 꾸란에 어긋난다며 최근 공중목욕탕 폐쇄 조처를 내릴 만큼 체제가 강경한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아시아에서 이슬람교도 수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나이트클럽의 출입은 물론,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와 가무가 허용된다. 최근에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여성의 야한 속옷 광고도 등장하고 클럽이 활기를 띠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2021년 8월 15일에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종식되기도 전에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의해 다시 함락되자 아프간의 가니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으로 망명하고 미국 대사관은 기밀문서를 소각하고, 카불의 시내 길거리에 붙은 광고판에서 여성 상품 광고를 지우는 장면이 분주해졌다.
아프가니스탄이 20여 년 만에 다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나라가 됐다. 아프간 현지 여성들과 시민들은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인권 암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아니 미군이 철수하는 어수선한 틈에 어떻게 이러한 속전속결로 다시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갈 수 있는가? 외신에 따르면, 70년대 사이공에서 베트콩에 의해 함락되어 공산화의 길을 걸어간 베트남보다 상황이 더 악화하였다고 한다. 강경한 탈레반 정부가 다시 들어선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독교 선교를 꿈꾸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접하는 이란의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州) 지역은 이란에서 낙후된 지역 중 하나다. 이 지역에는 이란 내 소수인 이슬람 수니파와 발루치족이 거주한다. 또 이 일대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마약 밀매 조직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와 이란군의 충돌이 빈발했다. 2024년 5월에 시스탄-바-발루치스탄 동부의 파키스탄 국경 인접 마을 사라반에서 보안군과 무장단체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인접국인 아프가니스탄과 정치·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2001년 말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이후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 많은 이바지를 해왔다. 다시 탈레반 정권이 복귀하게 되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아프가니스탄과 관계 정상화에 나선 것이다.
과거에도 이슬람 반군이 6개월 넘게 서방인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였던 필리핀에서는 이슬람은 반군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이슬람 자치 사회 건설을 위해 30년 넘게 대정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16세기에는 스페인 정복자에 싸웠던 반골들이다. 아시아의 이슬람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를 띠고 확산해 있지만 그동안 세계는 물론, 아시아 각국으로부터도 별달리 주목받지 못했다. 발원지인 중동 지역이 아랍 이스라엘 분쟁이란 이슬람 혁명 등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르면서 아시아의 이슬람은 주목받을 틈이 없었다. 사실 세계 이슬람교도의 절반 이상이 파키스탄 카라치 동쪽인 아시아에 모여 있다. 세계에서 이슬람교도 수가 많은 나라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등으로 모두 아시아 국가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