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면서 내가 성도들을 오해했다는 사실을 많이 경험했다. 새가족이 오면 그렇게 반가워하면서 오래된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었다. 왜 저렇게밖에 신앙생활을 못할까?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대가 채워지지 않아 불만이 쌓이다 보니, 은연중에 상대방이 어떤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 모양이다. 그러면 그 성도는 더욱 부정적인 언행을 보인다.
그런데 목사 안수를 받고 30여 년이 흐르면서 그간 만났던 성도들을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분은 그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러면 미안함을 느낀다. 내가 그 진심과 최선을 공감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교회 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 가운데서 나름대로 정말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혹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에서 교회에 오는 것이다. 그럴 마음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예 교회에 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외모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 온 나의 목회생활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뒤늦게 나는 깨닫는다. 담임목사의 가장 중요한 사역들 중의 하나가 ‘칭찬사역’ ‘인정사역’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나에게는 안되는 것을 되게 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면 나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가? 잘 되는 것을 더 잘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므로 잘 안되는 사람, 잘 못하는 일들을 자꾸 생각하고 지적하는 것 보다는 열심히 하고 있는 성도들, 잘 하고 있는 사역들을 자주 생각하고 자주 언급하고 자주 칭찬해주는 일이다. 이렇게 하면 나도 행복하고 성도들도 행복하고 모두 행복한 분위기 가운데서 성과를 많이 올리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목회자는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인정욕구’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가지는 것이 필수적인 것 같다. 인정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깊고 간절한 지, 헤겔은 그것을 “인정 투쟁”이라고 불렀다. 내가 인정받고자 하는 것처럼 교우들도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교회에서는 특별히 담임목사의 인정을 받고자하는 마음이 아주 강력하게 작동한다. 이것을 이해하고 담임목회자는 성도들의 장점과 수고와 열심과 최선과 진실을 눈여겨보고 그것들 위에 적절하게 생수를 잘 주는 지혜가 필수적인 것 같다. 직접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그 집사님, 이런 면에서 참 훌륭하시더라’ 칭찬하면 그 말이 본인에게 흘러 들어간다. 효과가 배가 된다. 그러면 화초와 수목이 잘 자라서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듯이 교회성장에 기여하는 성도들로 변화되어 간다. 목회가 행복해진다.
남정우 목사
<하늘담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