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인이 경영하는 영어학교에서 수년간 부학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일을 한 적이 있다. 전 세계 청년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그 학교에 몰려왔다. 청년들을 바라볼 때마다 해외 영어 연수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가졌으나 결코 이룰 수 없었던 나의 청년 시절이 떠올랐다.
그 당시 해외 연수를 간다는 것은 소수 특권층의 자녀들이나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세월이 많이 좋아져서 이제는 웬만한 중산층 자녀이면 영어 연수를 올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에도 한국 청년들이 제법 많이 왔다. 그들을 볼 때마다 어렵게 목회하시는 목사님들의 자녀들이 생각났다. 부모님이 목회자라는 이유로 극한 가난 속에서 상처받고 지내는 많은 목회자 자녀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약간의 여윳돈이 생겼을 때 한국에서 어려운 목회자 자녀 대학생 3명을 선발하여 학비를 내주고 6개월간 영어 연수를 시켰다.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좀 더 많은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으나 학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나의 간절한 마음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매년 20명까지 연수 기회를 주도록 재정적인 여건을 만들어 주셨다.
그 당시 그 학교에서는 매년 1천여 명이 넘는 중국 학생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때 하나님께서 중국 선교에 대한 강한 열망을 주셔서, 우리 장학생들과 함께 유학생 교회를 설립하여 지금까지 수많은 외국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남의 학교에서 복음을 전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마음 한 편에 우리 학교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간절했다. 하나님께서는 이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셨다. 11층 아름다운 선교센터 빌딩을 주셨을 때 그 빌딩 안에 중국 사람들이 세웠던 아름다운 영어학교가 있었다. 우리가 빌딩을 구입하자 학교 오너가 우리에게 영어학교를 거의 돈을 받지 않고 양도해 주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또 기적을 행하셨다. 그 후로 매년 20명에게 주던 장학금을 200명에게 주게 되었다. 장학금만 매년 30억에 달했다. 하나님께서는 선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늘 문을 열어 필요한 물질을 쏟아부어 주셨다.
지난 20여 년 동안 3천여 명에게 장학 혜택을 주었고, 신앙 훈련을 통해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이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외국 영혼들에게 복음이 전파되었고, 수백 명의 목회자와 선교사가 배출되었다. 최근에 10년 전 장학생으로 이곳을 다녀간 한 자매로부터 아름다운 메일을 받았다. 참고로 이 자매는 남편과 함께 르완다에서 의료선교를 하고 있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