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현맹인전통예술단(단장 최동익)은 지난 10월 18일 서울 성북구에 소재한 꿈빛극장에서 ‘600년 역사 관현맹인의 소리, 세상에 울리다’공연을 개최했다.
서울 미디어 리터러시 페스타 행사의 일환이자 2023 서울아트마켓 팸스링크 선정작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600여 년 전 시각장애인 악사들을 지원하여 궁중 악사로 연주하게 했던 대한민국의 훌륭한 관현맹인 제도를 소개하고, 시각장애인 예술가의 수준 높은 음악성을 세상에 알리는 동시에 국악 및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도모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천년토록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전통음악 천년만세를 편곡한 ‘신(新) 천년만세’를 시작으로 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음악 ‘산조합주’, 판소리 수궁가 중 땅으로 나온 자라가 호랑이를 만나며 겪는 에피소드를 연주하는 ‘범 내려온다’, 시각장애 연주자들이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펼치는 특별한 타악합주 ‘천·지·인’, 추운 겨울을 이기고 봄이 찾아오는 과정을 따뜻하게 표현한 ‘Cold Spring’, 관현맹인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인 크로스오버 앙상블 곡 ‘산책’, 관현맹인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어기여라’ 등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의 매력을 동시에 선보였다.
관현맹인이란 ‘시각장애인 악사는 앞을 볼 수 없어도 소리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세종실록 54권, 세종 13년)는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궁중음악기관 장악원 소속 시각장애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며 지원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반영된 제도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이러한 관현맹인 제도를 계승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2011년 3월 창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