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그분의 뜻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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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시절 하나님께서는 새내기 신학도의 마음에 교회개척의 소망을 주셨다. 교회 개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개척지역은 어디로 정할 것인지 목회의 방향은 어떤 방향인지도 모르는 갓난아이 같은 그저 마음만 활활 타오르는 나에게 하나님은 교회 이름을 먼저 주셨다.

구약성경 하박국 선지자가 이해되지 않은 국제정세와 암담한 국가의 현실 앞에 하나님께 묻고자 올라간 성루가 내가 평생 섬기고 목회하게 될 교회 이름이 될지 그때는 잘 몰랐다.

어느 날 성경을 읽는데 ‘내가 내 파수하는 곳에 서며 성루에 서리라 그가 내게 무엇이라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바라보며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내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 묵시를 기록하여 판에 명백히 새기되 달려가면서도 읽을 수 있게 하라’(합 2:1-2)는 말씀이 마치 마음에 각인이라도 찍힌 듯 울림이 되어 나를 사로잡았다. 그 순간 내 마음에 언젠가 내가 교회를 개척하게 되면 교회 이름은 ‘성루교회’로 정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때부터 개척지역을 위해서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마음은 자꾸 한국의 갈릴리로 가라는 감동이었다. 피식 웃으며 ‘한국에 갈릴리가 어디 있습니까?’ 어느날 하나님께서는 헐벗고 굶주리고 눌리고 핍박받은 곳이 갈릴리라는 깨달음을 주셨다. 그리고 한국의 갈릴리가 어딘지를 알려달라고 기도하는데 전라남도 목포가 한국의 갈릴리라는 감동이 왔다. 성경에 나오는 갈릴리와 한국의 목포는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몇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목포와 갈릴리는 모두 바다와 연관이 되어 있었고 척박하고 낙후된 변방이라는 공통점과 유대땅 갈릴리와 목포가 당시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5년 1월 첫 주 목포에 도착하여 교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내 나이는 33살이었고 내 아내의 나이는 32살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온다. 새파랗게 젊디 젊고 경륜도 실력도 전무한 신출내기 전도사가 동분서주하면서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는데 어느덧 세월은 흘러 벌써 성루교회를 섬긴지 두달이 지나면 만29년이 된다. 

모두가 다 알고 경험한 일이지만 교회 개척은 참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세상 어떤 일보다 보람있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만약 누군가 내게 다시 태어나도 목사가 될 것이냐고 그리고 개척을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다시 태어나도 목사가 될 것이고 다시 교회를 개척하는 개척자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목회자가 되었고 하나님의 보내심을 따라 목회지에 도달한 나에게는 어떤 목회를 해야할지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었다. 매일 죽기살기로 성경을 읽었다. 그때 내 눈의 영적지경을 확장시키고 시선을 고정시킨 말씀이 있었다.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신 15:11) 

너무 편협한 생각이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성경말씀은 온통 약한 자를 돕고 위로하시는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와 버림받은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돌보시는 하나님이셨다. 그래서 개척 초기부터 지금까지 ‘손을 펴는 사랑’을 실천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선교와 구제에 힘쓰는 것이 내 목양의 근간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분의 부르심으로 목회자가 되었고 그분의 보내심으로 목회지를 선택했고 그분이 지시하신 목양의 내용이 약한 자와 소외된 자를 돌보라는 사명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 목회의 키워드는 ‘그분의 뜻을 따라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진구 목사

<목포성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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