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거룩한 낭비(浪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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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앙산책’은 지난 10월 18일 「대전신학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김성기 목사의 학위수여식에서 인천주안교회 주승중 목사가 전한 메시지를 요약 발췌한 내용입니다.      

오늘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시는 김성기 목사님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귀한 종의 섬김을 통하여 많은 소외된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풍성한 놀라운 역사가 계속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요 12:1~8)은 지극히 비싼 향유를 가져다가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은 마리아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리아의 고귀한 헌신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던 사람이 그 현장에 있었지요. 바로 예수님을 은(銀) 30에 팔아넘긴 가롯 유다였습니다. 유다는 지적하기를 “이 비싼 향유를 팔면 300데나리온이나 되는데, 그것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하루 노동 품삯이므로, 하루 품값을 10만 원으로 잡으면 무려 3천만 원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유다의 말이 매우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유다의 비판은 마리아의 행동은 “명백한 낭비”라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어느 젊은 여집사가 목사의 심방을 받고 3천만 원의 값이 나가는 최고급 향수를 목사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았다면, 그 목사는 매우 당황해 할 것이고, 또 그 사실이 교회에 알려지면, 아마도 교회는 난리가 날 것입니다. 교회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에 꼬투리를 잡는 비판적인 언론에 알려지면, 이 사건은 틀림없이 교회를 공격하는데 ‘특종’으로 보도가 될 것이고 결국 그 목사는 아마도 ‘어이없는 낭비’를 방조한, 개념 없는 목사로 취급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상 유다의 비판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었기에 순수한 비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요한은 본문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6절을 보면,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고 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계셨던 예수님은 비록 유다의 그 도둑심보를 있는 그대로 비판하지는 않으셨지만, 마리아의 행동이 「거룩하고 고귀한 낭비」라고 해석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녀의 헌신을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막 14:6)”고 의미 있는 해석을 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기름부음이 예수님의 대속적인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소중하고 고귀한 헌신’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를 가만히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의 행동을 구속사적(救贖史的)인 차원에서 그녀의 행동을 참으로 「고귀한 낭비」라고 칭찬해 주신 것입니다. 

한 신약 성경학자는 말하기를 “마리아의 행위는 인간을 위해 죽으러 오신 그리스도로의 ‘위임예식’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행위가 예수님이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이심을 의미하는 「기름부음의 예식」임을 아시고, 마리아의 그 고귀한 헌신을 그리스도를 위한 「위임예식」으로 해석을 하신 것입니다. 마리아의 ‘고귀한 낭비’는 바로 예수님께 대한 그녀의 ‘사랑의 희생’이요, ‘최고의 헌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신학자 ‘폴 틸리히’는 마리아의 이 헌신적인 사랑의 행위를 「거룩한 낭비(Royal Waste)」라고 말한 것입니다.  

오늘 영광스러운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시는 김성기 목사님은 40년 전에 「세계로교회」를 개척하고 시무하면서 그 동안 수많은 소외된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하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거룩한 낭비”를 해 오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독거노인들이나 외국인 노동자, 고아원생, 미자립교회의 전도지원, 농어촌 목회자 세미나, 탈북자 지원, 경로당 사역 등을 통하여 수많은 이들에게 “거룩한 낭비”를 실천해 오셨습니다. 또한 특수목회로서 지난 33년간 출소자들과 수용자 교화(敎化)에 헌신하셨고, 사형제도의 폐지와 교종(矯宗) 제도의 법제화를 위한 선진 교정행정에 시종여일 집중, 헌신해 오셨습니다. 저는 김 목사님의 그런 모든 헌신은 마리아의 “고귀한 헌신”과 비견될 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이 명예박사 학위를 통하여 목사님의 그 고귀하고 거룩한 낭비를 인정해 주시고 계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은 여생을 더욱 기쁨과 감사로 거룩하고 고귀한 낭비를 주님께 드리심으로 우리 주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드리는 복된 삶을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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