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3:16
인간에게 있어서 참과 거짓의 의미는 무엇일까? 마음과 양심이 유리같이 맑고 깨끗해서 흙탕물처럼 흐려지지 않게 사는 것이 참다운 삶이고, 신실한 삶이고, 의로운 삶이다. 내 마음속에 거짓과 속임으로 가득 차 있다면, 이런 사람의 마음은 한여름에 소낙비가 내리기 전에 하늘에 검은 구름이 가득 차듯이 삶의 윤리와 도덕이 흙탕물처럼 탁하고 지저분하다. 그런 사람에게서는 정의와 의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기독교인이면서도 흙탕물처럼 사는 인생이 많다. 나에게서 배운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성직자였다. 그런데 그는 아버지의 이름을 빙자해서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남의 방에 들어가서 도둑질도 하고 속이기도 하였다. 이런 사람에게서는 진실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칸트는 “내 가슴속의 도덕률과 저 위에 있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처럼 인생을 맑게 사는 것이 참 인생이다”라고 했다.
칸트(Immanuel Kant)는 진(眞)과 지식의 문제를 다룬 《순수이성비판》과 선(善)과 도덕의 문제를 다룬 《실천이성비판》과 미(美)의 예술의 문제를 다룬 《판단력비판》이란 세 비판서를 써서 자신의 비판철학의 기초를 확립했다. 위의 칸트의 말은 《실천이성비판》의 끝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칸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놀라운 것이 이 세상에 둘 있다. 하나는 내 가슴속에 있는 도덕률이요, 또 하나는 내 머리 위에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다.” 즉 하늘에서 비치는 밝은 태양처럼 그리고 어두운 밤에 비추어 주는 별처럼 선하고 맑고 깨끗한 윤리와 도덕을 가지고 인생을 살라는 교훈이다.
인간에게는 양심의 윤리와 도덕이 있는데, 양심을 가리켜 내적 재판소라고 한다. 우리가 죄를 짓거나 불의를 행할 때 ‘이렇게 하면 안 되지’라는 내면의 소리가 양심이다. 양심은 우리를 내적 법정으로 끌어내어 준엄하게 고발하고, 재판하고, 비판하고, 경종을 울린다. 인간은 윤리적 도덕적 주체로서 바울이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고 말한 것처럼 선한 양심을 가지고 인생을 산다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아름답더라”라고 하신 것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는 법의 양심과 도덕이 무너졌다. 나는 모 학교의 법인이사로 섬긴 적이 있다. 이사 중에 흐린 양심을 가지고 이사회를 훼방하면서 학교의 일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이사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는 외국에 출장을 가 있다가도 이사회로 모인다고 하면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계획과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사회 때마다 그 사람이 번번이 이사회를 훼방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어떤 이가 민원을 제기해서 교육청에서 2주간 특별 감사를 한 적이 있다. 나는 빠짐없이 이사회에 참석했고, 요구하는 후원금도 기탁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훼방하던 이사와 나의 이사직을 함께 취소하였다. 나는 임기가 끝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의롭지 않게 행동한 그와 동일하게 이사직을 취소당했다. 이것은 유치원생이 보아도 부당한 일이다.
나는 너무 억울해서 행정소송을 해서 지법에서는 패소, 고등법원에서는 승소, 대법원에서는 파기환송을 시켰다. 이것이 바로 윤리와 도덕이 무너진 세상의 모습이다. 나는 지금도 억울하기가 짝이 없다. 그런 자가 교육현장 일선에 있으니 교육이 어떻게 될 것인가? 옳은 것은 옳다고 판단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판단하는 양심은 우리 인격의 최고의 빛이요, 권위요, 자랑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복음의 내용이기도 하다.
또, 우리 머리 위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 있다. 수억의 별이 저마다 제자리를 지키고 제 궤도를 돌면서 우주의 조화와 장엄한 질서의 체계를 이룬다. 무수한 별이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은 무한하고 장엄한 미의 극치다. 내 가슴속에 양심의 존재와 별이 찬란한 대우주와 같기를 바란다.
베드로 사도는 “선한 양심을 가지라 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의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3:16)라고 말하였다. 아침 태양처럼 밝은 양심과 하늘의 별처럼 맑은 양심을 가지고 산다면, 이 세상은 갈등도 슬픔도 없는 낙원이 될 것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