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평전] 해상(海上)공간 개발 Ⅱ (사우디, 몰디브 등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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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2만 명의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는 해상부유(海上浮游)도시 ‘MFC(Maldives Floating City)’ 공사에 나섰다. 수도 말레에서 보트를 타고 10분이면 닿는 석호(潟湖)에도 MFC 공사가 시작됐는데 약 200만m2 규모에 2만 명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MFC로 5000채의 주택과 호텔과 상점,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력 공급은 태양광으로 이뤄지고 자체 하수 처리 시설을 갖춰 사용한 물도 재활용할 계획이다.

5천억 달러(약672조 원)를 들인 초대형 국책 사업으로 주목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NEOM)’에도 해상 부유 도시 개발이 포함돼 있다. 이 계획이 전 세계 물동량의 13%가 통과하는 수에즈운하와 인접한 홍해에 지어지는 해상 부유식 첨단 산업 단지 ‘옥사곤’이다. 총 면적 48km2, 지름 7km에 이르는 팔각형 형태의 옥사곤은 공항과 항만을 집중 배치한 무역 허브이자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소와 공장을 유치하는 해양첨단과학 계획도시이다.

 이런 해상공간건설은 얼핏 황당한 계획 같지만 호수나 강 위에 짓는 부유 시설은 이미 상용화돼 있다. 국토의 60%가 해수면 아래에 있는 네덜란드에는 암스테르담 운하 위에 수상 가옥형 주택 단지가 조성돼 2020년부터 10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유럽 최대 무역항인 로테르담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과 사무실 건물도 물위를 떠다닌다. 섬나라 싱가포르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마리나베이 샌즈의 루이비통 매장도 호수 위에 떠 있다.

 2014년 우리 한강에 개장한 세빛섬도 물위에 떠다니는 부유 시설이다. 강바닥에 체인을 단단하게 고정시켜 물살에 떠내려가는 것을 막고, GPS 정보를 통해 와이어로 기울기를 조정해 흔들림을 통제한다. 그래서 현기증 없이 물 위에 떠 있는 식당이나 공연장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홍수 때도 물에 잠기지 않는다.

물론 바다 위에 떠 있는 도시를 만드는 건 차원이 다르다. 우선 태풍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어떻게 안전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상 부유(浮游)도시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입지다. 「오셔닉스」(Oceanics) 부산 입지를 북항 앞바다로 선정할 때도 주변이 방파제로 둘러져 있어 파도를 1차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됐다.

후쿠시마 사태로 탈(脫)원전을 했다가 최근 원전 확대로 돌아선 일본이 바다에 띄우는 부유식 해상원전(海上原電)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마바리조선, 오노미치조선 등 조선사를 포함한 13개 일본 기업은 영국 코어파워사(社)에 약 8천만 달러(약 1천50억 원)를 출자해 지분 절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부유식 원전은 바다에 뜬 상태에서 가동하는 원자력 발전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진이나 쓰나미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유식 원전은 일본에 가장 적합한 기술” 이라며 “2030년대 초반에 일본 내에도 이런 부유식 원전을 건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탄소 감축을 위한 친환경 무탄소(無炭素)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원전이 해상건설로 진화하고 있는데 과거 육중한 콘크리트 돔으로 덮였던 원전이 작고 안전해지면서 해상으로 진출하고 있다. 러시아는 수년 전 북극에 부유식 원전 가동에 들어갔고, 영국, 일본, 중국 등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우주 개발에 필요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달이나 화성에 원전을 짓겠다는 계획도 진행되는데 인류의 생활터전이 전 해양과 전 우주에 확대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선박과 원전을 결합한 해상부유식 원전은 육상의 원전에 비해 자연재해에서 자유롭고  건설 비용도 낮출 수 있다. 지형에 맞춰 고유 설계가 필요한 기존 원전과 달리 바다에 띄우는 원전은 같은 설계로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소에서 건설하고 원전을 세울 바다까지 끌고 가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부유식 원전은 원자력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적용 가능성이 큰 대안으로 꼽혔다. 이미 핵추진 잠수함과 핵추진 항공모함 등 군사(軍事)용으로 수십 년간 운용돼 온 터라 기존 원전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혔다.

우리나라도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내 조선사 등이 바다 위 원전 건설을 위해 국내외 관련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 개발에 나섰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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