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순교한 배형규 목사
이슬람은 그 어떤 종교보다 신앙과 삶이 밀접한 관계를 가진 종교다. 이슬람을 믿는 것이 곧 그들의 문화이며 생활이다. 따라서 이슬람이 개종한다는 말은 그들의 문화와 공동체를 떠나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슬람을 떠나 개종하는 당사자들에게는 공동체로부터 오는 비난과 격리를 감수해야 하고 이런 일들을 하게 만드는 기독교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제를 극복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창조적인 선교전략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등장해야 한다.
다음은 누가 할 것인가의 문제다. 아프가니스탄 선교에 있어서 선교 대상자의 이슬람뿐만 아니라 이것을 지켜보는 일반인들의 눈에 마저 기독교의 이슬람 선교가 서구의 군사적 패권주의의 이미지와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이슬람 선교를 누가 감당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최근 한국교회의 세계선교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국가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서구의 패권주의 이미지를 가지지 않고 이슬람선교에 접근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일 것이다. 최근 중앙아시아의 한 나라에서는 한국선교사를 제외한 모든 서구선교사를 추방했다. 물론 세계 복음화는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이 다 함께 힘을 모아 감당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세계선교 상황은 한국 선교사들의 역할이 더욱 확산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 중에서 해외선교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교회의 수는 전체 교회의 10%정도다. 이젠 한국교회가 아프가니스탄 선교를 비롯해서 세계 복음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선교는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 아무리 아프가니스탄이 무장 탈레반에 의해 선교가 위축되고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에 의해 기독교 선교가 탄압받아도, 하나님의 선교는 기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의 선교는 순교를 각오하고 주님 앞에 헌신된 사람들만이 감당할 수 있다. 2007년 샘물교회의 단기선교팀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여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 세력인 탈레반에 납치된 후에 순교한 배형규 목사는 한국을 떠날 때 이미 유언장을 써놓고 갔다. 하나님의 선교에 자신을 철저하게 맡기고 간 배형규 목사는 자신이 태어난 날 순교를 하였다. 출생일과 순교일이 같은 것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 가운데 일어난 일이다. 이것을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하나님의 선교이다. 복음의 역사는 지금도 북한과 중국과 이란과 러시아에서도 기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다음에 생각할 나라는 동남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이슬람 인구가 많은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국가로 여러 가지 상황이 비슷하다. 특히 『파키스탄 나의 사랑』의 저자인 전재옥 선교사의 책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남성도 어려운 파키스탄에서 청춘을 바치고, 마침내 이화여대 교수가 되어 정년을 맞이하여 횃불선교회에 이슬람연구소를 설립하여 모든 책을 기증한 고 전재옥 박사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은 다음의 파키스탄 연재를 기대할 만하다.
소기천 박사
<전 장신대 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