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매번 그 가운데를 지나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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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많은 이들이 도열하여 있습니다. 그 가운데를 지나가는 것, 정치인이라면 얼마나 신나겠습니까? 연예인이라면 정말 정말 행복해하며 지나갈 겁니다. 막 결혼한 신랑 신부의 행진이라면 보기에도 흐뭇합니다. 미인대회 우승자가 좌우를 번갈아 바라보며 손을 흔들며 함박 웃음으로 지나가는 모습, 정말 보기 좋습니다. 당사자는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유사한 모습이 교회들마다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교회당을 출입할 때마다 이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교회당에 들어서면 여러 사람이 환영해 줍니다. 그냥 맞아주는 교회도 있지만, 좌우에 서서 환영해 주는 교회도 있습니다. 그러다 가장 멋진 미소를 띤 분이 다가옵니다. ‘우리 교회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혹시 등록하시겠습니까?’ 이분들이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것은 그 최종 목표가 ‘교회 등록’입니다.

교회당,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만인이 기도하는 집’, 그 누구나 기도하고 싶을 때,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싶을 때, 뭔가 영혼이 당길 때 불쑥 들어갈 수 있는 하나님의 집, 그런데 왜 입구에 걸림돌들이 있을까요? 편안하게 출입하면 안 될까요? 

기도를 마치고, 예배를 마치고 나올 때, 이번에는 더욱 많은 이들이 양쪽으로 도열하여 배웅을 합니다. 어디에 눈길을 둬야 할지 몰라 발걸음이 휘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역자, 장로, 모두 동원되어 양쪽에 서 있습니다. 정중하게 배웅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교회에서 가장 근엄한(?) 분들의 시선이 집중된 그 길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몇몇 교인들이 제게 귀띔해 줍니다. 다리가 떨린다고. 하기사 그 말을 듣고 나도 생각해 보니, 그렇게 정중하게 서서 배웅을 하는데 눈길도 주지 않고 찬 바람 나게 휙 지나 가버리는 이는 서운합디다. 아하, 이건 뭔가 문제가 있구나….

그래서 장로님들께 요청하여 예배 후 출입문에는 예배위원들, 사회자, 기도자, 설교자만 서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 한 발 떨어져서 교역자들이 서서 출입하는 자기 교구 교우들을 점검하라고. 장로님들은? 로비에서, 교회 현관이나 카페, 마당에서 돌아가는 교우들을 손잡아 주고 때로는 품에 안아 주고, 평강을 빌며 배웅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당 출입문은 끝나고 나면 한산한 편입니다. 그걸 교우들은 좋아합니다.

오랫동안 별 생각없이 관례로 해 오던 것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고 고쳐가는 것도 좋은 개혁이라는 생각입니다.

양의섭 목사

<왕십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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