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은 12개 달(月)과 52개 주(週)로 구성되고, 한 주간은 7개 요일로 이름지어졌다. 그 달(month) 이름과 요일(week) 이름의 내력을 알아보자. 동양에서는 달의 공전을 계산해 음력을 사용했고, 우리나라는 24절기 태양력을 병행해서 썼다. 서양의 달력은 로마에서 유래됐는데 봄에서 가을까지 10개 달까지만 이름이 있고 추웠던 겨울의 2달은 이름이 없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쓰던 달력은 신춘(新春/새봄)이 곧 신년(新年/正初)이었다. 새봄과 새해가 함께 시작되었다. 태음력은 달이 지구 주위를 도는 공전주기에 따라 한 달을 계산했다. 즉, 초승달이 떴다가 보름달을 거쳐 완전히 그믐달이 되면 한 달이 되는 것이다. 태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주기에 따라 날짜를 계산해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년이다. 우리나라는 음력과 양력(24절기)을 함께 쓰는 태음태양력을 쓰다가 1896년 서양에서 들어온 태양력을 공식 달력으로 썼다. 서양 달력은 로마에서 유래했다. 로마는 새봄에 한 해를 시작했다. 봄에 시작하는 첫 달부터 가을에 끝나는 10번째 달까지만 이름이 있고, 겨울의 두 달은 이름이 없었다. 그러다가 그 두 달에 이름을 붙이면서 1-2월로 삼다보니(1월은 January, 2월은 February) 나머지 10달은 두 달씩 뒤로 밀려나 버렸다. 현대 12월(December)은 원래 10월이었었다. 10월(October)은 원래 8번째 달이란 뜻이고, 9월(September)도 원래는 7번째 달이란 뜻이다. 11월(November)도 원래는 9번째 달이란 뜻이다. 이 모두가 이름이 없던 겨울철의 두 달에 이름을 주면서 각각 1-2월로 앞에 두다 보니 나머지 10개월이 2단계씩 뒤로 밀려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9월~12월까지의 영문 이름에 ‘-ber’가 붙은 것은 ‘~번째 달’이란 뜻이다. 원래 1~6월까지는 신화에서 유래한 이름을 붙였고, 7월과 8월은 나중에 July(로마의 Julius Caesar 이름)와 August는 시이저의 양아들 아우구스투스가 황제에 오른 뒤 8월에 자기 이름을 붙여 August로 만든 것이다. 옛날 권력의 주인공들은 달의 이름에도 자기의 이름을 붙여 자기의 달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줄리어스 시이저의 달(July)이 31일이니까 아우구스투스의 달(August)도 31일로 만들어 오늘날 7월과 8월이 모두 31일로 되어있다. 이제 요일(1주일은 7일)에 대해 알아보자. 7일을 한주로 삼는 방식은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 창세기 때부터 있어 왔다. 하나님이 첫째 날부터 6일간 세상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Sunday)은 태양(Sun), 월요일(Monday)은 달(moon)처럼 요일에다 별이나 행성 이름을 붙인건 로마사람들이었다. 비너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여신이면서 금성(金星)의 이름이다. 그런데 왜 금성의 날인 金요일은 Friday일까. 로마제국이 멸망한 다음 유럽의 주인이 된 게르만족의 신화에는 프레이야(Freyia)라는 미(美)의 여왕이 있었다. 게르만족이 비너스의 날을 프레이야의 날로 바꾸었기에 金요일이 ‘Friday’가 된 것이다. 그 후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도 게르만 신화에 나오는 신들 이름으로 바뀌었다. 전쟁의 신이면서 화성을 가리키는 마르스의 날(火)은 ‘타르의 날’(Tuesday)로, 지혜의 신으로 수성을 가리키는 머큐리의 날(水)은 ‘오딘의 날’(Wednesday)로, 천둥의 신으로 목성을 가리키는 쥬피터의 날(木)은 토르의 날(Thursday)이 된 것이다. 토요일(土)은 토성을 뜻하는 새턴(Saturn)의 날이라 하여 Saturday로 결정되었다. 우리는 약 300여 년 전 서양에서 들어온 역법(曆法)을 사용해 시간을 구분하고 날짜의 순서를 정했다. 동양에서도 화성, 수성, 목성 등에서 요일 이름을 따서 쓰게 되었다. 인디언들은 출생 월(月)에 대해 1월(늑대), 2월(태양), 3월(양), 4월(매), 5월(황소), 6월(불꽃), 7월(나무), 8월(달빛), 9월(말), 10월(돼지), 11월(하늘), 12월(바람)과 같이 상징물을 정해놓고 있다. 흐르는 시간은 아무 말 없이 가지만, 사람들이 이름짓고, 의미도 부여하고 상징물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