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몸인 교회를 섬기는 모든 믿음의 권속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령의 평강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4년 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동안 성도들의 믿음은 예상 밖으로 약해졌고, 헌신의 질도 악화되었으며, 새가족도 가뭄에 콩 나듯 희귀했습니다. 예배에 거리를 두는 성도들이 증가했고, 심지어 교회를 떠난 성도들도 생각보다는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믿음의 지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정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당연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던 여러 사역들이 여전히 위축된 상태로 있으며, 예배와 모임의 감소된 참석 성도의 고착은 정말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코로나 기간 동안 흔들림 없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지킨 교역자, 항존직, 구역, 기관과 부서의 리더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코로나 3년 동안 여러분의 헌신이 없었다면 교회는 더 큰 상처를 입고 더 많이 훼손되었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정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교회를 섬겨 오신 어른들, 흔히 말하는 70·80세대는 다양한 질환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닫혀 있던 교회의 문이 다시 열렸을 때 어떤 세대보다 신속히 교회에 나와 예배, 기도회, 모임 등에 참석하여 빈자리를 채운 분들입니다. 자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범을 보인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몸이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아 교회에 나오지 못하고 집에 머물거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의 심령에 성령님이 주시는 위로와 평강이 날마다 넘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전(前) 세대와 함께 교회를 든든히 세우기 위해 헌신해 온 베이비부머세대, 즉 50·60세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위기의 세월인 코로나 3년, 교회가 침체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회복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 여러분의 헌신 덕분임을 익히 알기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사이에 낀 샌드위치 세대인 여러분들이 겪는 육신적, 정신적, 영적, 경제적 아픔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후유증이 결코 만만치 않기에 교회의 위기가 어느 정도 잠잠해질 때까지 섬김의 현장에서 조금 더 헌신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50·60세대 여러분, 너무도 미안하고 정말 감사합니다.
30·40세대 여러분은 직장에서 과다한 업무로 지쳐 있고, 또 언제 직장을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한 위치에 있으며, 가정에서는 육아와 가사로 좀처럼 여가시간을 가지지 못해 지쳐 있고, 교회에서는 충성스러운 윗세대에 밀려 소외된 아웃사이더(Outsider)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볼 때 늘 짠한 마음이 있습니다.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의 상당수가 30·40세대이고,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이 교회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세대도 여러분 세대라고 합니다. 교회가 여러분 세대에게 실망감을 주었기 때문이겠지요.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너져 가고 있는 교회를 회복하기 위해서 여러분 세대의 역할이 꼭 필요합니다. 손에 손을 잡고 다시 시작해 봅시다.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청년세대의 얼굴을 교회 안에서 보는 것은 너무도 반가운 일입니다. 그만큼 교회에서 청년은 희귀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교회를 지키며 여러 사역들에 열심히 봉사하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기성세대는 여러분들이 학업, 직장, 결혼 등 미래의 불확실함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세대가 아니라 하나님의 꿈이 여러분의 비전이 되어 성실하게 내일을 준비함으로써 교회와 국가, 그리고 지구촌에 꼭 필요한 선한 일꾼으로 사용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청년세대 여러분, 파이팅.
청소년, 그리고 어린이 세대는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신실한 주의 종들과 선생님들의 헌신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교역자들과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모, 조부모세대는 다음세대들이 하나님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들로 성장하여,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이루는 거룩한 도구들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여러분 뒤에서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지금은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모든 세대가 함께 모여야 할 시간입니다. 이제는 침체된 믿음과 제한된 헌신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일어나야 할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놓치면 회복이 힘들어질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묵묵히 교회를 지킨 모든 세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복하며 일어나 모두 함께 가는 2024년 새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김승학 목사
<안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