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서들이 성경을 전해줘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이 자라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복음강국으로 성장했다. 스코트랜드의 존 로스 선교사는 1877년 만주의 심양에 자리를 잡게 된다. 쇄국정책으로 묶여있는 조선에 이들의 언어로 된 성경을 전할 방법을 깊이 생각해본다.
존로스 선교사는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장터를 발견했다. “중국물건과는 다릅니다” “조선 산골에서 자란 건강에 좋은 인삼 사가세요” 각종 산나물들과 보약재가 중국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당긴다. 국경을 맞닿은 장터에는 각지에서 쏟아져 나온 산물들을 팔고 고향의 소식을 접하며 타향살이에서 가난을 이겨가는 의주지역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존 로스는 이런 광경을 바라보며 한글 선생을 찾아 나섰다.
구인의 어려움 속에서 조선문 근처에서 상인들과 섞여있는 눈망울이 맑은 세 사람 이응찬과 백홍준, 서상윤을 만나게 된다. “조선에는 언문이라는 한글이 있다는데 그 글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여 심양으로 세 사람들이 인도되어 드디어 성경이 한글로 번역되기 시작한다. 로스 선교사는 한글 선생인 이들에게 열심히 한글을 배우며 한편으로는 한글로 누가복음을 번역하여 조선에 복음이 전해질 일로 가슴이 뜨거워졌다. 누가복음은 이렇게 기다리고 고대하던 이들의 땀과 수고로 드디어 1882년에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재정지원으로 번역이 완료되고 인쇄에 들어갔다. 1882년 기나긴 세월의 수고로 드디어 누가복음이 완성되었다. 존 로스 선교사는 이들을 껴안고 하나님께 뜨거운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번역에 참석했던 세 사람은 조선에 성경을 전하는 일에 누가 먼저 복음의 전달자가 될까 조바심이 났다.
출판된 누가복음은 백홍준과 서상윤의 마음을 바쁘게 만들었다. 그러나 조선은 외서 금지의 정책으로 압록강과 두만강뿐만 아니라 어디로도 성경이 들어갈 수 없기에 고민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 본다. 배편으로 보내진다면 관원들의 수색으로 발각될 것이 틀림없어 갖은 방법을 강구하다가 상인들이 지게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안전할 것으로 판단되어 걸어서 강을 건너는 모험을 감내하기로 결정했다.
권서들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응찬에게 나머지 성경번역을 맡기고 두 권서들은 의주에서 온 여러 사람들과 동행하여 드디어 조국에 성경이 전해지는 역사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한편 국내는 국고가 바닥나고 군대에게 급료가 지급되지 않고 있어 군대의 사기가 떨어짐과 국가에 대한 반역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던 때에 기다리던 급료로 지급된 식량에 모래가 섞여있고 양도 모자라 군대의 불만이 폭동으로 표출되어 1882년 임오군란이 발생했다.
병졸들이 각각의 형태로 지도자를 따라 난을 일으키는 조선 땅은 말할 수 없는 무정부사태의 혼란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와 함께 1884년 김옥균을 비롯한 개화파가 조선 근대화를 앞세워 일본을 끌어들이는 갑신정변은 발생 수일 만에 청나라군대가 밀어닥쳐 개화파는 일본으로 피신하고 대원군이 청국 원세개를 끌어들여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만신창이가 된 조선이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택해 하나님은 누가복음을 통해 조선을 깨우치게 하시고 눈을 뜨게 하셨다.
빨래터의 아낙네들에게 누가복음이 권서들의 손으로 전해지게 된다. 성경을 받은 이들은 부엌에 간직한 보리와 감자와 강냉이를 대신하여 값을 치뤘다. 의주에서 복음 전파하던 권서 서상윤은 서울까지 도착하여 복음을 전하고 그 발길로 1884년에 동생인 서경조의 요청에 의해 황해도 소래로 내려와 성경을 가르치며 가정교회를 세워나간다. 이로써 이 땅에 최초의 가정교회인 소래교회가 1885년경에 설립된 것이다.
한편 미국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1885년 4월에 인천 제물포에 도착했다. 그들 손에는 일본에서 이수정이 번역한 마가복음이 들려 있었다. 1895년부터 영국은 서울 종로에 조선지부를 설립하고 스코틀랜드와 멀리 미국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통해 성경이 전해지고 대한성서공회가 자체적으로 번역하고 출판된 성경을 조직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성서사업이 전교단의 힘으로 1979년 재정적으로 독립하게 된다. 대한성서공회가 하나님의 복음전하는 일에 문서선교사를 세워 권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하여 전국교회를 순회하며 복음 전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기 시작했다.
최정선 장로
< 대한성서공회 문서선교사·새문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