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5:10-13
어떤 사람에게 중책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좀 더 벌겠다고 본 직장을 소홀히 하고 직원들을 데리고 밤늦게 돌아다니는 일도 있었다. 충실하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한 그 사람의 인생이 참 안타까웠다. 주어진 기회에 충실하게 임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그가 떠돌이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또 하나의 기회는 하나님이 착한 모습을 보시고 말없이 찾아오시는 기회이다. 내가 우리 교단 총회를 섬기던 어느 날 예정 없이 젊은이 둘이 찾아 왔다. 그들의 부모님이 환갑 기념으로 여행을 갔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래서 유족인 그들이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 유산을 좋은 일에 기증하여 남기고 싶다고 하였다. 아버지가 북한에서 피난 와서 막일을 하시면서 사놓은 땅이 두 군데가 있다고 하였다. 한 곳은 제주도, 또 한 곳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이었다. 그 아들은 나에게 제주도는 평수가 넓고, 봉천동은 200평 남짓하다고 하면서 어느 땅을 선택하겠냐고 물었다. 나는 그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을 생각하고 봉천동을 택하겠다고 하였고, 너무 감사해서 그들을 위해서 축복기도를 해주었다.
기도 후에 현장을 답사했더니 봉천역에서 1분 거리에 있는 땅이었다. 마침 시각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이 절실한 때였기에 복지관을 세우겠다는 결심을 하고 복지관을 세웠다. 하나님이 준비하고 주신 축복의 기회였다. 이는 찾아온 축복의 기회이다. 복지관이 세워짐으로써 수많은 시각장애인에게 하늘의 소망과 땅의 희망을 줄 수 있었고, 그로 인해서 시각장애인 노인들을 위한 실로암효명의집 요양원을 세웠고, 중복 장애인을 위한 설리번 학습지원센터가 탄생하였으며, 효명아트홀도 탄생하였다. 곳곳에 안마센터와 커피전문점 ‘카페모아’가 생기게 되었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붙잡아 현실이 되게 하였다.
기회는 한 번 놓치면 다시 붙잡기가 매우 어렵다. 영어의 격언에는 이런 말이 있다. “기회의 신은 앞머리에는 털이 있어도 뒷머리는 털이 없으므로 내 앞에 왔을 때 붙잡아야 한다. 지나가고 나서는 결코 잡을 수 없다.” 헬라의 기회의 신도 이와 같은 모습이다. 중국에서는 “기회란 작은 문틈 사이로 달려가는 백마의 모습이다”라고 하였다.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는 것이 기회이다. 즉 기회의 신이 돌아선 다음에는 붙잡으려고 해도 머리카락이 없고 밋밋하기 때문에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깊은 교훈을 주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 기회를 붙잡는 것은 아니다. 크로스비는 찬송가 532장 3절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주제로 한 걸음씩 주 은혜 받으라 기회를 잃지 말고 네 마음 정하라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주께 나오라 주님께 아뢰이면 너 복을 받으리라 값없이 주는 은혜 너 거절 말아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젊음의 기회, 공부의 기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믿음과 신념과 신앙의 철학으로 꼭 붙잡고 살려야 한다. 기회를 살려서 창조의 세계로 잘 만들어야 한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꿈이 있고, 생각이 있고, 앞을 내다볼 줄 알고, 깊은 생각이 있는 사람은 기회를 붙잡아서 위대한 창조를 이룬다.
기회를 움켜쥐었지만 실패에 직면했다면,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고 의욕을 불태워라, 이 세상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다. 하나님이 해결자이시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서 과감하게 기회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자신을 믿고 이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두려움을 떨쳐 내야 한다. 용감하게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기회가 당신 손안에 잡힌다.
마태복음 25장에 열 처녀의 비유가 있는데, 이 비유에서 두 부류의 인간 유형을 볼 수 있다. 한 부류는 미리 대비하고 충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가 주어진 기회를 붙잡아서 신랑을 맞이하여 함께 잔치에 참여하였고, 다른 한 부류는 준비가 부실하여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잔치에 참여하지 못하고 쫓겨나 슬피 울고 후회하였다. 준비하지 못하고,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기회를 잡은 사람과 잡지 못한 사람들의 엇갈리는 모습이며, 행복과 불행의 상황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면서 믿음과 의지와 희망으로 잘 준비하여서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붙잡기를 바란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