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설날 때의 세시풍속

Google+ LinkedIn Katalk +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는 조선 현종 대 정약용의 아들인 정학유(丁學游,1786-1855)가 지은 가사로 쓴 월령체이다. 달거리 노래로서 12달 동안 이루어지는 농가의 행사와 풍속을 소상하게 묘사하고 있다. 문학작품으로 돼 있지만 조선 후기의 농서(農書)에 근거하고 있으며, 내용도 매우 실증적이다. 조선시대(아니 현재의 농가에도)의 농촌 생활을 살펴보는데 중요한 작품이다. 음력으로 정월령(양력으로 2.4-3.5일경)을 같이 읽어보자. “(음력)정월은 이른 봄이라. 입춘(立春) 우수(雨水)절기로다. 산 속 깊은 골짜기에 얼음과 눈은 남았으나 평야와 넓은 들판에는 경치가 변하기 시작했다. 어와! 우리 임금님. 백성을 사랑하고, 농사일을 중히 여기시니, 간절하게 농사에 힘쓰라는 말씀을 온 나라에 알리시니, 슬프도다! 농부들아, 아무리 모른다 해도 내 몫의 이익과 손해를 생각하여 임금님 뜻을 어길소냐? 논과 밭을 똑같이 갈아 힘껏 농사를 지으리라. 일 년의 풍년과 흉년을 미리 알지는 못하지만, 있는 정성을 다 쏟으면 자연의 재앙을 면하리니, 서로서로 격려하여 게으름을 피지 마라// 일 년 농사는 봄철에 달렸으니 모든 일을 미리 하라. 봄에 만일 때 놓치면 추수 때에 낭패되네, 농기구들을 정비하고 일하는 소를 살펴먹여, 재거름 썩혀놓고 한 쪽으로 실어 내어, 보리밭에 오줌 주기 작년보다 힘써하라. 늙으니 기운없어 힘든 일은 못하여도 낮에는 이엉 엮고, 밤에는 새끼 꼬아 때 맞추어 지붕 이으면 큰 근심 덜리로다, 과일나무 보굿깎고 가지 사이에 돌 끼우기, 새해 첫날 새벽에 시험 삼아 하여보소, 며느리는 잊지 말고 좋은 술을 걸러두자. 봄에 온갖 꽃이 피어날 때 꽃밭에서 취해보자. 정월보름 달을 보면 가뭄 장마 안다하니, 늙은 농부 경험이라 대강은 짐작한다// 새해에 세배함은 인정많은 풍속이라, 새 옷으로 차려입고, 친척 이웃 서로 찾아 남녀노소 아이들까지 삼삼오오 다닐 적에 와삭 버석 울긋불긋 빛깔도 화려하다. 사내아이 연(鳶) 띄우고, 여자아이 널뛰기요, 윷놀이 내기하기 소년들 놀이로다, 사당에 세배하니 떡국에 술 과일이라. 움파와 미나리를 무의 싹에 곁들이면, 보기에도 싱싱하여 오신채가 부러우랴// 보름날 먹는 약밥 신라 때부터의 풍속이라 묵은 산나물 삶아내니 고기 맛과 바꿀소냐, 귀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히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 더위 팔기, 달맞이로 횃불켜기 내려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 이채 시인은 신년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나쁜 것은 다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라며 별빛 머금은 아침이슬처럼 또 기쁨의 한 해가 밝아옵니다/ 그 어떤 시련도 지나고나면 과정일 뿐이라고, 봄빛 고운 풀잎의 햇살처럼 또 희망의 한 해가 밝아옵니다/ 조금 더 이해한다고 손해 볼 것은 없습니다. 한걸음 물러선다고 뒤처지는 것도 아닙니다/ 양보하는 삶이야말로 진정 풍요롭고 평온한 삶인 것을 사랑만 하기에도 부족한 한 해,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요/ 비 그친 뒤 무지갯빛 하늘처럼, 또 은총의 한 해가 밝아오면 용서의 마음으로 화해의 손을 잡고, 믿음의 가슴으로 사랑의 문을 열어 둡시다/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 또 축복의 한 해가 밝아오면 한마음 한뜻으로 따뜻한 세상 살기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갑시다/ 다시 거룩한 계절이 오고 숭고한 빛이 온 누리를 비출 때, 우리 모두 한 해를 회상하며 행복의 합창, 환희의 노래를 부릅시다. 은혜의 두 손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립시다.”(이채/또 한 해가 밝아옵니다.) 우리들이 기쁘다고 해도, 어렵다고 해도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도연명도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歲月不待人)고 노래했다. 우리의 할 일은 “때에 맞춰 최선을 다해야 한다.”(及時當勉勵)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