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필자가 시각장애인 선교를 시작했던 곳이 있다. 바로 서울역 앞 양동이다. 그곳은 당시 소돔과 고모라 같은 곳이었고, 쪽방이 300여 개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그들을 서울 변두리로 보내고 그들이 살던 쪽방이 비게 되었다. 그러자 빈 쪽방에 앞 못 보는 시각장애인들이 구걸하며 살면서 일세를 주고 그 쪽방에 많이 모여 살게 되었다. 그들은 살면서 희망도 계획도 없이 하루하루를 막 살았다. 나는 그들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 기도하던 중에 당시 인기가 높았던 코미디언 곽규석, 구봉서 씨를 찾아가서 희망없이 살아가는 시각장애인들을 찾아가서 사랑을 나누어주고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도록 부탁했다.
그분들은 당시 나의 부탁대로 서울역 앞 양동 쪽방에 사는 시각장애인들을 찾아가서 청소도 해주고, 이발도 해주고, 시장도 같이 가고, 부인들은 빨래도 해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따뜻한 사랑으로 돌보아주었다. 내일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시각장애인들은 훌륭하고 유명한 분들이 자신들을 찾아와서 도와주고 사랑해주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 그리고 그들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나는 그 양동 근방에 시각장애인 교회를 세웠다. 그 지역의 시각장애인들은 그 교회에 나가서 말씀을 듣고 변화가 되기 시작했고, 교회 집사, 권사 등 제직이 되고 성가대원이 되어 교회를 섬겼다. 비록 그들의 삶은 어려울지라도 구걸해서 얻은 돈으로 십일조 헌금을 했다. 그 교회가 바로 서울서노회 소속 애능중앙교회이다. 그리고 그들의 부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실로암 어머니회’를 만들게 되었고, ‘실로암 어머니회’는 시각장애인들을 늘 어머니의 마음으로 도와주었다. 그것이 기회가 되어서 코미디언 내외분들이 시각장애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희망의 문을 열어주었다.
장애인 중에는 시각장애뿐만 아니라 뇌병변장애와 청각장애, 언어장애의 중복장애로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교육이 어려운 장애인이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에서는 이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설리반학습지원센터’를 세워서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집중적으로 재활교육을 통해 이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재활교육을 통해 대학에 입학해서 성악이나 피아노 전공을 하고 연주회를 할 수 있는 놀라운 경우도 경험하고 있다. 이와 같은 놀라운 일은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막 9:23)의 말씀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 라는 말씀을 중심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고 회복시켜주는 교육을 실로암에서는 수행하고 있다.
필자가 이렇게 시각장애인 선교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교회와 성도들, 동역자들의 기도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3년 총회에서 장애인 주일을 지키기로 결의하고 오늘까지 장애인 주일을 지키는 교회가 있다. 총회장을 지내신 고 김두봉 목사님은 부산 소정교회를 시무하시면서 1983년 총회 결의를 기초로 해서 당회 결의로 시각장애인 주일을 지키기로 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41년간 지켜오고 있다. 남산 아래 위치한 한양교회도 지난 20년간 4월 셋째 주일을 장애인 주일로 지키고 있다. 두 교회는 시각장애인 주일을 지키면서 성도들이 헌금한 것을 실로암안과병원 개안수술로 보내주어 많은 분에게 실명 예방과 빛을 찾아주고 있다.
장애인 주일을 맞이하면서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아서 모두 함께 사랑을 모아 장애인들을 향해 구원의 소식과 함께 삶에 희망의 문을 열어주는 따뜻한 사랑의 실천이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