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하나님의 말씀이 수놓인 강보(襁褓)에 쌉니다. 그 이유는 평생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살라는 뜻이지요. 유대인 엄마들은 평소 생활 속에서 자녀와 친근히 교감하면서 자연스레 가르칩니다. 그 일례(一例)가 「아기의 목욕」입니다. 엄마는 아기를 목욕시킬 때, 먼저 아기에게 동의를 구합니다. “목욕시켜도 될까요?”라며 친절하게 묻습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아기의 <동의>를 얻고 나서 목욕을 시킵니다. 아기가 싫어하면 억지로 시키지 않고 아기가 스스로 응할 때까지 아기를 달랩니다.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아기를 자신의 ‘종속물’이 아닌 자기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지요. 엄마는 아기가 불편하지 않게 조심스레 목욕시키면서 준비된 「아기목욕 기도문」을 외웁니다.
얼굴을 씻어주면서는, “하나님, 이 아기의 얼굴은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의 소망을 갖고 자라게 하소서.” 입안을 씻어 주면서는, “하나님, 이 아기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복스러운 말이 되게 하소서.” 손을 닦아주면서는, “하나님, 이 아기의 손은 기도하는 손이요, 사람을 칭찬하는 손이 되게 하소서.” 발을 씻어주면서는, “하나님, 이 아기의 손과 발을 통해 온 민족이 먹고 살게 하소서.”
머리를 감기면서는, “하나님, 우리 아기의 머릿속에 지혜와 지식이 가득하게 하소서.” 가슴을 씻어주면서는, “하나님, 우리 아기 가슴에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소서. 5대양 6대주를 가슴에 품고 살게 하소서.” 배를 씻어주면서는, “하나님, 우리 아기의 오장육부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게 하소서.” 성기를 씻어주면서는, “하나님, 우리 아기가 자라나 이 거룩한 성기를 통해 거룩한 백성이 태어나게 하소서. 결혼하는 날까지 순결을 지켜, 하나님이 원하시는 가정을 이루고 복된 자녀를 준비하게 하소서.” 엉덩이를 씻어주면서는, “교만하지 않고 겸손한 자리에 앉게 하소서.” 등을 씻어주면서는, “부모를 의지하지 않고 안 보이는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며 아기를 목욕시킵니다.
아기는 평생 엄마를 통해 수백 번의 목욕을 하면서 이런 기도문을 수백 번 듣게 됩니다. 기도 속에 담긴 엄마의 염원(念願)은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전달이 됩니다. 그 결과, 아이는 자기 나름의 소망을 갖고 자라면서, 자기는 복된 말과 칭찬하는 사람, 자기 머리에는 하나님의 지혜와 세상의 지식이 가득차야만 되는 줄 알게 되고, 자기의 손과 발로 이 민족을 먹여 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줄 알게 됩니다.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이를 통해 남다른 자존감이 형성됩니다. 인간에게 어릴 적 자존감의 형성은 퍽 중요하며 이 자존감이 아이를 평생 지탱해주는 힘이 됩니다. 이를 통해 생각이 커가면서 긍정적인 자아실현의 뿌리와 기초가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식이 ‘믿음’과 ‘진리’와 ‘아멘’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기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어머니는 ‘육신의 생명’을 주는 어머니인 동시에, 하나님을 믿고 살도록 ‘믿음’을 심어주는 어머니요, 하나님의 ‘진리’를 따라 살도록 ‘성경말씀’으로 양육하는 어머니요, 하나님께 ‘아멘’으로 순종함으로써 복을 받게 하는 ‘어머니’라는 의미가 됩니다.
유대인은 자녀에게 ‘커서 무엇이 되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장래에 대한 선택은 아이들 자신의 몫이므로 부모 욕심에 의해 결정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부 외의 취미 활동에 대해서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피아노건 바이올린이건 아이가 배우고 싶다면 시키고, 하기 싫다면 그만두게 합니다. 유대인은 아이에게 “싫으면 하지 마라. 그러나 하려면 최선을 다하라”라고 가르칩니다. 정규학교를 퇴학당한 에디슨과 아인슈타인도 이런 풍토 아래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유대인 교육의 요체(要諦: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유대인의 자녀교육의 목표는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시키되 최고가 아닌 고유의 재능을 가진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그것을 위해 ‘밥상머리’와 ‘베갯머리’에서 감사와 격려로 시작하여 대화와 토론이 이어지는데 이는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워 자녀를 성공적인 삶으로 이끌게 되지요. 오늘날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며 뒤흔들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프로그래머), 스티븐 스필버그(영화감독), 래리 페이지(구글의 공동설립자) 등 이들이 모두 유대인들입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