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누구를 만나느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친구를 잘못 만나면 그의 인생이 엉망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세상의 친구를 잘못 만나면 육신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영적인 친구를 잘못 만나면 육신도 손해 보지만 영혼도 손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믿음의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사도바울은 아덴에서 상처를 받고 고린도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고린도도 만만치 않았다. 더 힘들었다. 고린도에서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만나게 되었다. 이들은 부부로서, 브리스길라는 로마 귀족 출신의 여성이다. 그리고 아굴라는 디아스포라 출신 유대인의 후손으로 소아시아 본도 사람이었다.
아굴라는 장막 제조업자로서 바울과 함께 거하며 장막 짓는 일을 했다. 이들 부부는 로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마 황제 글라우디오는 정치적 이유에서 유대인들을 로마로부터 떠나도록 추방령을 내렸다. 브리스길라 부부는 로마에서 추방되어 생업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였다. 이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에게 중대한 인생의 시련이 닥친 것이다. 그렇지만 이 부부는 결코 낙망치 않았다. 그리고 고린도로 이주한 후에도 여전히 장막 제조를 생업으로 삼았다.
브리스길라 부부가 로마에서 추방된 것은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역사의 결과였다. 이들 부부는 고린도에서 생업에 열심을 다하던 중, 위대한 전도자 바울을 만나게 되었다. 같은 직업을 가진데다 마침 바울로서는 전도 여행 중이라 마땅한 거처가 없었다. 이리하여 위대한 전도자 바울과 브리스길라 부부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어려운 인생 역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던 브리스길라 부부에게 마침내 새로운 인생의 장(場)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힘들었던 바울도 추방당했던 아굴라 부부도 서로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아굴라 부부는 바울을 만나고 놀라운 생활의 변화가 일어났다. 바울을 통해서 확실한 복음을 배우게 되고 바른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나중에 바울이 떠나고 “학문이 많고 성경에 능한 자”(행 18:24)인 아볼로로부터 말씀을 배우게 되었다. 그런데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바울로부터 얼마나 훈련을 잘 받았는지 오히려 아볼로가 잘 모르고 있는 것을 권면(행 18:26)해서 아볼로가 목회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굴라 부부는 자기 집을 교회로 바쳤다. 복음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치는 헌신의 부부였다. 이런 헌신의 부부가 있었기에 바울 사도가 마음껏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초대교회에 제대로 된 교회 건물이 어디 있었겠는가? 가정에서 많이 모였다. 그때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자신의 집을 교회로 사용하였던 것이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목회자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었다. 바울 사도가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복음만 전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배려하였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자신의 생명을 바울 사도를 위해서 기꺼이 내놓았다. 바울이 얼마나 행복한 사역자였겠는가. 목회자인 바울과 평신도인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처럼 아름다운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축복인지를 보여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그 증인들이다. 추방당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이들이 바울을 만나 전도자가 되고 오늘에까지 이름을 알릴 정도로 위대한 평신도 사역자가 된 것이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바울에게만이 아니라 서로에게 아주 좋은 동역자였다. 요즘 제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에도 부부가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것이 쉽지 않다. 남편이 열심히 하면 아내가 잘 못하고, 아내가 열심히 하면 남편이 제대로 못 한다. 아니 방해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런 면에서 부부가 함께 교회를 섬긴다는 것은 분명히 복이다.
섬기는 교회에서 모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같이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아름다운 파트너가 되기를 바란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란다. 내 방법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대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육을 잘 받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바른 봉사자, 바른 헌신자가 될 수 있다. 오늘 우리 교회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 “주님! 제가 교회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되겠습니다.” 이런 고백이 있기를 소원한다.
김승민 목사
<원미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