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대통령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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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대승을 거둔 총선을 치르고 나서 나라의 형편을 훑어보면서 대통령의 위기를 생각한다. 현직 대통령의 위기만을 염두에 두고서가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령직 일반을 놓고 볼 때 이렇게 힘든 자리가 또 어디 있을까 싶고 측은한 마음까지 인다. 지금 양산에 내려가 사는 직전 대통령은 내버려 두고, 그 앞서 청와대 주인이던 이명박 장로와 박근혜씨는 거의 동시에 옥고를 치르기까지 했으니 마땅한 위로의 말을 찾기 어렵다. 

후에 사면이 되기는 했으나 두 사람 다 무슨 큰 죄를 저질러서 초췌한 모습으로 재판정에 서고 중벌을 선고받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적과 내통하여 나라를 판 것도 아니고 극심한 부패로 해외에 재산을 쌓아 두지도 않았다.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으니 작은 잘못으로도 큰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초임검사 같은 말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건 정치보복이라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된다. 

국가라는 거대한 공동체에 질서를 유지하려면 정부라는 조직이 있어야 하고 그 수반으로 대통령을 두게 되는데 민주국가에서는 그 자리에 부여하는 권력 내지 권한과 이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가 맞서 긴장상태가 지속된다. 사실 대통령(大統領)이라는 직함은 글자만으로 보면 너무 권위적이다. 정당정치가 제도화되어 여당, 야당이 세워지고 소위 대권을 향해 경쟁을 벌이는데 대통령이 탁월한 인격과 지도력으로 그들 위에 군림하며 임기를 마치기는 지극히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상당히 합리적인 경제, 사회 시책을 추진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거의 맹목적이라 할 야당의 정치공세를 제어할 만한 내적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덕적 우월성의 바탕 위에 상대방을 포용하는 여유도 갖춰야 성공적인 지도자가 된다. 지난 총선결과는 이런 면을 살피고 따지는 국민의 성적표였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과연 이것이 민주주의를 위한 유일 최선의 제도인가 묻게 되고 22대 당선자들 중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지성과 지능을 의심케 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임기 3년이 남은 대통령에게 적시에 경고를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 대한민국에 대통령의 위기가 계속되는 것은 끊어야 하고 윤 대통령은 스스로 어떠한 정치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 길을 막아야 한다. 문재인 직전대통령도 더욱 자중함으로써 이 사명에 일조해야 한다.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통해 유대 통치자들의 운명을 예고했고 오늘날에는 직접적으로 선거를 통해 국가 지도자들이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 아내와 마주앉아 기도하고 성경 읽는 가정예배에서 오늘아침 예레미야애가 5장 말씀을 듣는다. 

여호와여 우리가 당한 것을 기억하시고 우리가 받은 치욕을 살펴보옵소서(1절)/ 지도자들은 그들의 손에 매달리고 장로들의 얼굴도 존경을 받지 못하나이다/ 청년들이 맷돌을 지며 아이들이 나무를 지다가 엎드러지오며/ 노인들은 다시 성문에 앉지 못하며 청년들은 다시 노래하지 못하나이다/ 우리의 마음에는 기쁨이 그쳤고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었사오며/ 우리의 머리에서는 면류관이 떨어졌사오니 오호라 우리의 범죄 때문이니이다(12-16절)

선지자는 여호와의 경고를 시대의 순서를 뛰어넘어 거듭거듭 전하였으나 유다 왕들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따르지도 못해 나라의 멸망에 이른다. 총선의 메시지는 누구나 알아듣기에 어렵지 않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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