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끝없이 달릴 수 있는 준마를 타고 끝없이 그 초원을 달려가 보는 꿈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정말 꿈같이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초원의 나라 카자흐스탄을 여행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선교사님의 안내로 승마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나를 태울 말을 보았다.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정말 초원은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말로만 듣던 하루에 천리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말이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탈 수 없었다. 내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었다. 기회가 주어졌지만 끝없는 초원을 달리기는커녕 말을 타는 것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내가 말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말에 올라타기는 했지만 나는 말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에게 간청하고 있었다. 제발 안전하게 말에서 내려올 수만 있게 해다오. 그렇다. 정복하지 못하면 오히려 정복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한지 40년째 되는 11월 첫째 날 모압 평지에서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서게 되었다.(신 1:3) 이제 하나님의 약속하신 축복이 그 축복의 땅에서 소낙비 같이 쏟아지는 미래를 그들이 맞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발걸음을 그 땅 모압에서 멈추게 하신다. 왜냐하면 그들이 축복의 땅에서 정복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기다리고 있고 그 초원으로 내달릴 말이 준비되어 있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더없는 기회를 누리고 있다. 한국교회는 한국의 역사 이래 가장 자유로운 복음을 전할 기회를 누리고 있다. 교회가 전도하는 것을 막는 정권도 없고 사람들도 없다. 한국교회는 역사 이래 가장 많은 재산과 재정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역사 이래 가장 잘 훈련받은 성도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뛰어난 학력을 갖춘 목회자들과 중직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이 시대의 어른으로 이시대의 리더 세대이다. 한국교회가 활용할 수 있는 매스미디어의 시스템도 국제적인 위상도 너무 충분하다. 그런데 꿈꾸던 초원이 펼쳐져 있고 약속의 땅이 미소 지으며 기다리고 있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데 왜 우리는 엉거주춤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 시대를 복음으로 정복하고 있는 것인가 이 시대의 가치와 문화에 정복당하고 있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시내산 언약의 초심에서 다시 거룩한 백성의 장정을 시작하시려고 하신다. 부활하신 주님도 갈릴리 그 산(마 28:16)에서 위대한 부활의 시대로 다시 시작하려고 하신다. 50년 전 빌리그래함 전도집회가 열렸던 1974년의 여의도 광장과 같은 열기로 말이다. 주님은 그들을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 모으신다. 그리고 그 중심에 그가 서셔서 말씀하신다. “숨을 내쉬며 가라사대 성령을 받으라.” 죄의 정복자, 죽음의 정복자, 불의의 정복자의 숨결을 불어 넣으셔서 그 생명의 거친 숨결로 한국교회의 심장에 생기를 불어넣으려 하신다. 불 같이 회리바람 같이!
권석은 목사
<용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