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LA에 거주하는 김인수님이 보내주신 글인데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LA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의 소식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는 귀한 교훈이 있어 오늘 「신앙산책」의 글로 올려드리게 되었습니다.
관광객들이 LA에 오면 꼭 들리는 명소(名所) 몇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오락공원 ①《디즈니랜드》를 비롯해서 영화촬영의 과정을 보여 주는 ②《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리고 크리스천들이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오렌지 카운티의 가든 그로브 시에 있는 ③《수정교회》입니다.
《수정교회》는 유명한 설교가인 「로버트 슐러(Robert Schuller, 1926~2015)」 목사가 1955년에 설립했으며, 현재의 유리 건물은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만 3년에 걸쳐서 건축가 필립 죤슨(Philip Johnson)이 설계하고 건축했습니다. 이 예배당은 10,000개 이상의 직사각형 유리 창문으로 이루어진 건물로 건축비용이 1,700만 달러[한화 약 220억 원]에 달했으며, 약 3,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예배당입니다. 건물은 LA지역에 자주 일어나는 지진에 대비해서 8.0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耐震)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갖추어져 있고, 밖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차를 몰고 들어가는 ‘드라이브인(Drive In)’ 《대형 스크린》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교회 내부는 기둥이 전혀 없고, 철근 구조로 건축되었으며, 1만 개의 유리창이 수정(水晶: 크리스털)인 것이 특징입니다. 많은 한인들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음악회를 열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행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는 슐러 목사의 뒤를 이어 그 아들이 목회를 했으나, 여의치 않아 물러나고, 슐러 목사의 딸이 목회를 했지만, 결국 재정난에 부딪혀 예배당을 매물(賣物)로 내어 놓았습니다. 결국 교회 창립 55년, 예배당 헌당 33년 만에 총자산 5천만 불(약 650억 원), 부채 총 1억불(약 1천 300억 원)을 신고하며 파산 보호신청을 하기에 이르렀고 가톨릭교회 오렌지 교구가 2012년에 5,770만 달러(한화 약 750억 원)에 《수정교회》를 구입해서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교회의 이름도 원래의 이름 《Crystal Cathedral[수정 대성당]》에서 《Christ Cathedral[그리스도 대성당]》이란 새로운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개신교회가 재정난으로 예배당을 팔 수 밖에 없게 된 것은 개신교 쪽에서 보면 슬픈 소식이 지만 그나마 가톨릭교회가 이 예배당을 인수해서 성전으로 사용하면서 여전히 하나님께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무슬림들이 그들의 엄청난 재력으로 《수정교회》 예배당을 구매한 후, 십자가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그들의 상징인 초승달을 붙이고, 금요일에 그들의 무슬림 스타일의 예배를 드린다면 우리 기독교회의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도 많은 예배당 건물들이 매물로 계속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을 비롯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에 교인들이 없어, 예배당이나 성당들이 매물로 나와 무슬림들이 이 예배당을 구매해서, 십자가를 떼어내고 초승달을 달아 놓고, 주일날이 아니라, 금요일 날 무슬림들이 모여 ‘알라신’에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 참담한 현실입니다.
기억해야 하는 것은 솔로몬의 그 찬란하고 아름답던 성전도 결국 바벨론에 의해서 소멸되었고, 예수님 당시에 있었던 헤롯왕이 건축한 거대한 예루살렘 성전도 주후 70년 로마의 타이터스(Titus) 장군에 의해 불에 전소(全燒)되었습니다. 많은 예배당들이 화재로 불탔고, 지진으로 무너졌으며, 심지어 십자가의 첨탑에 벼락이 떨어져 예배당이 무너졌다는 뉴스도 들려옵니다.
주님의 머리와 몸인 교회는 세상이 끝 날 때까지 없어지지 아니하고 선교사역을 계속할 것이지만 인간들이 세운 예배당 건물은 언젠가 낡아서, 지진으로, 태풍으로, 홍수로, 기타 자연재해로 소멸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교회 회중들이지, 아름답고 찬란한 예배당 건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찬란한 예배당에 계시지 않고,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교인들 중에 계십니다. 교회는 영원하지만 예배당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