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자식을 가르치자

Google+ LinkedIn Katalk +

대학 시절 은사였던 고병우(高秉宇) 교수님이 이런 충고를 주셨다, “김선생, 현금 유산을 주려고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식을 잘 가르치도록 해요.” 옛날부터 들어온 말도 “黃金百萬兩/不如一敎子”(황금 백만 량을 주는 것이 자식 하나 똑바로 길러냄만 못하다)이었다. 물질적 유산보다 재능과 능력을 갖추어 주는 것이 나은 것이다. 유대인의 교육 속담 중 “물고기 한 마리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는 것도 같은 내용이다. 인간은 가능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교육과 훈련을 통해 그 가능성이 현실적 능력으로 개발되는 것이다. 태어날 때의 상태로만 보면 인간이 만물 중에서 가장 무능하고 무력하다. 강아지는 태어나서 열흘만 지나면 스스로 어미젖을 먹으며 돌아다니고 송아지는 어미 소에서 낳자마자 곧 일어나 걷는다. 사람 아기만 스스로의 힘으로 걷는데 약 12개월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나 훈련과 교육을 통해 인간은 무한한 능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원자재인 어린이를 갈고 닦아 보석(만물의 영장)을 만드는 것이다. 새보다 약하지만 비행기를 만들었고, 물고기보다 약하지만 여객선과 잠수함을 만든 게 사람이다. 그래서 인간은 교육을 통해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존재다. 자녀들에게 컴퓨터와 첨단 기계를 다루는 기능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도록 정신수양과 신앙훈련도 열심히 해야 된다. 사람으로서 사람 노릇을 하지 못하면 동물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사람이다. 동물들은 먹을 것을 앞에 놓고 싸우거나 암수컷을 앞에 두고 싸우는 일 외에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사람들만 이해되지 않는 살인과 살상 및 전쟁을 일으킨다. 그래서 <명심보감> ‘훈자편’(訓子篇)의 자녀교육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경행록에는 “손님이 오지 않으면 집안이 저속해지고, 서경(書經)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들이 어리석어진다.”(賓客不來門戶俗/詩書無敎子孫愚)고 했다. 장자(莊子)는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하고,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지혜롭게 되지 못한다.”고 가르쳤다. 事雖小,  不作, 不成/子雖賢, 不敎, 不明) ➂한서(漢書)를 보면 “황금이 상자에 가득차 있다 해도 자식에게 경서 한 권을 가르침만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준다 해도 기술 한 가지를 훈련 시키는 것만 못하다.”고 써있다.(黃金滿, 不如敎子一經/賜子千金, 不如敎子一藝) 지극히 즐거움은 책을 읽는 것만한 게 없고, 지극히 필요한 것은 자식을 가르침만 한 것이 없다.(독서와 자식교육이 제일 중요한 일이다.) 여영공(呂滎公)의 말에 “지혜로운 부모(賢父母)와 엄한 스승(嚴師友)을 따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돼있다. 사람은 혼자서 성공할 수가 없다. 집안에 현명한 부모가 있고 집밖에 염격한 스승과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후한서에는 “高樹靡陰 獨木不林”(위로만 크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지 못하고, 홀로 서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독불장군은 없다. 사병이 없는 장군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강태공(姜太公)은 “남자가 교육을 받지 않으면 미련해지고, 여자가 교육을 받지 않으면 거칠어진다.”고 말했다. 독일 작곡가 헨델이 어느 날 가발을 잃어 버렸는데 한 아가씨가 그 가발을 찾아주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용모였고 미장원에서 일하는 여자였다. 헨델은 고마운 마음으로 그를 자주 찾았고 드디어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헨델은 사랑하는 그 여인에게 자신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친필 악보를 선물로 주었다. 그녀와 결혼 할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헨델이 미장원에 들렸다. 그 여인은 헨델이 온 줄도 모르고 미용하러 온 손님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는데 다른 이발사에게 ‘머리 좀 말게 저 악보 몇 장만 갖다 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장면을 보고 난 헨델은 조용히 나와서 다시는 그 미장원에 가지 않았다. 악보의 가치를 모르는 여인과 한평생을 함께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