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이하면서
청산도 푸르고 장미꽃 고운 계절의 여왕, 신록의 5월이 왔다. 삭막하던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거쳐 만물이 활기찬 5월은 이 민족이 가정의 달로 지킨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로 향기로운 달이다. 금년 5월 5일은 어린이날로 일요일이어서 6일은 대체공휴일로 연휴다. 어린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도록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로사항을 앙양하기 위해 1922년 5월 1일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고대 그리스 신들의 어머니인 레아에게 바쳐진 봄의 축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14년 미국 윌슨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얻어 매년 5월 둘째주일을 어머니날로 공포했다. 우리나라는 1950년 한국전쟁(6․25전쟁) 이전까지는 어머니날로 지켜오다가 1956년 5월 8일부터 어버이날로 지켜오고 있다.
어버이는 피땀 쏟아 목숨 걸고 우릴 낳으시고 길러주신 하늘같은 사랑의 부모님이시다. 일평생 갚지 못할 태산 같은 그 은혜를 잊으리오. 높고 깊은 그 사랑 기억하는 어버이날.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서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1-3)
팔순을 넘긴 지금도 어버이날이 오면 부모님 생각이 떠오른다. 아버지께서는 한학을 공부하신 어른으로 엄격하셔서 정직과 성실을 가정에서 몸소 행하시며 훈육하셨다. 어머니는 사랑이 충만하신 분으로 제가 문단에 등단하여 시와 수필집 ‘구봉산 메아리’를 발간할 때 발표한 시 한 수를 적어 본다.
나의 어머니 사랑으로 팔남매는 튼실히 자랐고
우리 자란만큼 어머니는 잔주름이 더 늘어 갔다.
내 어머니의 기도소리 아직 아스라이 들려오고
팔남매 등에 업는 모습, 꿈에도 눈에 아롱거리고
나의 어머니 베틀에 앉아 찰카닥 찰칵 베 짜는 소리
책 읽어 주시던 내 어머니의 음성 지금도 들려오는 듯
더울세라 추울세라 행여 넘어져 다칠세라 옷고름 휘날리며
동구 밖에 서 계시던 내 어머니 모습 보고파라.
나의 어머니 하늘 같은 큰 사랑 나 애비 되어 늦게사 깨닫고
불효만 새록새록 생각나 깊은 가슴 저밉니다.
세상의 많은 아들은 어머니가 자식을 속속들이 아는 만큼 만분의 일도 어머니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내가 그렇다. 그것이 남자가 살아가면서 흘리는 모든 눈물의 근원이 아닐까?
어머니는 이제 생생한 현실로서가 아닌 아름다운 추억 속에서 길이 내곁에 살아 계신다. 여든이 넘은 나에게 아직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 이토록 간절히 남아 있으니 말이다.
세계사에서 서양은 박애정신이요, 동양은 충효정신이다. 우리나라 국민정신 속에 효하는 자가 곧 나라를 사랑한다는 정신이 뿌리 깊다. 인생 여기까지 살아보니 믿음과 성실을 이기는 것이 없음을 알았기에 걸림돌이 나오면 디딤돌이라 여기고 산이 나오면 넘고 강이 나오면 건널 것이다.
이번 어버이날을 맞이하면서 젊은 자녀들이 산업화시대에 고생하신 부모님 생각을 깊이 있게 하여서 자주 찾아뵙지 못할 때는 전화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어버이날을 보내면서 우리 어버이들이 자녀를 위하여 기도하며 행동하며 어떠한 영적인 것을 남겨 놓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박노황 장로
<대구남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