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한 알의 밀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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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은 우리 교회 창립 60주년 기념예배로 드렸다. 우리 교회는 서울 근교에 있지만 과거에는 서울과 구리 가운데 오지 중에 오지인 마을이었다. 1975년이 돼서야 전기불이 들어올 정도였고 초등학교는 어디를 가든지 약 3.5km를 걸어서 통학을 해야 했다. 마을은 400여 년을 이어 조상 대대로 살아온 전통적이고 유교적인 마을이었다. 한 달에 제사가 적어도 3-4회 정도 있을 정도로 폐쇄적이었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복음이 들어갈 수가 없었다. 30대 때 부모님은 광장교회에서 하나님을 믿고 오지인 마을에 서리집사인 아버지께서 일가친척들에게 예수 복음을 전도해야겠다고 생각하시어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집안 어른들의 반대가 극심하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암반이 있는 언덕에 교회 부지를 허락하셔서 지금의 교회가 세워졌다. 처음에 일가친척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고 외지에서 이사 온 몇몇 분들만 참석하여 어렵고 힘든 헌신을 하셨다. 목회자를 청빙하는데 아무도 오지 않으셔서 장신대 신대원생들이 전도사로 오셨다가 졸업하면 떠나시는 것을 반복하다 드디어 전도사로 오셨던 박원술 목사님이 목사 안수도 받으시고 정착하면서 교회가 안정적으로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마을이 점점 알려지기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였고 김일재 목사님이 오셔서 30여 년을 섬기면서 교인들이 늘어났고, 가족들도 아무도 믿지 않은 가정에서 지금은 우리 가족들은 물론 일가친척들도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여 많은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다. 지금도 역시 작은 마을이지만 1천 가구가 넘게 살고 있으면서 마을에 이단종교 시설이나 타종교 시설이 전혀 없이 오직 우리 교회가 언덕에 우뚝 서 있다.

부모님은 30대에 서리집사로서 교회를 개척하셔서 교회를 부흥시키고 가족과 마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셨는데 교회 창립 6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나는 60여 년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님 앞에 어떤 밀알이 되어 썩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을까를 늦었지만 고민해 본다. 장로로 20년 섬기면서 노회 임원과 이제 장로회장까지 하면서 외형적으로는 많은 섬김이 있는 것처럼 보이나 과연 하나님 보시기에 잘했다 칭찬받는 종일까 생각하면 부끄러운 마음뿐이다. 하나님 앞에서나 교회, 노회나 총회에 직분을 맡으면서 무엇 하나 제대로 섬기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지만 지금부터라도 여생을 더욱 낮은 자세로 주 안에서 목회자를 섬기고 교인들을 섬기고 헌신하면서 예수님의 복음 사역을 끝까지 감당하고 싶다. 요한복음 12장 24절 말씀처럼 한 알의 밀알이 썩어서 10배, 100배 열매를 맺는 신앙인이 되려면 나부터 주님 앞에 죽어져 헌신하는 자가 되어야 교회가 살고 우리 믿음의 후배들이 복음 안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한 알의 밀알이 됩시다!

이수원 장로

<서울동북노회 장로회장, 아천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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