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우리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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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펴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을 주워들고 울지마라. 저쪽 저 푸른숲에 고요히 앉은 새야 부디 울지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富)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通俗)하는 세월의 한 장면 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노년이라는 나이 눈가에 자리잡은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노애락에 조금은 의연해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깨닫는 나이, 눈으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삶을 볼 줄 아는 나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망보다는 자식의 미래와 소망을 더 걱정하는 나이,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어가는 나이, 밖에 있던 남자는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 있던 여자는 밖으로 나가려는 나이, 여자는 팔뚝이 굵어지고 남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보다 나이를 빼기 좋아하는 나이, 이제껏 마누라를 이기고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마누라에게 지고 살아야 하는 나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서도 가슴에 한기(寒氣)를 느끼는 나이, 먼 들녘에 불어오는 한줌의 바람에도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이, 겉으로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가슴 속은 텅 비어가는 나이, 오늘만이라도 기지개를 펴고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가 70~80 고개를 넘고 있다. 이제 욕심은 줄어들고 생각은 깊어만 간다. 화려한 생활보다 소박한 삶이 좋고, 좋은 옷보다 편안한 옷이 좋으며, 짙은 향기보다 은은한 향기가 좋다.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좋아진다. 잘난 사람보다 편안한 사람이 좋고, 멋진 구두보다 편한 신발이 좋으며, 거친 파도보다 잔잔한 물결이 좋다. 복잡한 도시보다 한가로운 시골이 좋고, 달리는 차, 빌딩숲보다 산과 흐르는 시냇물이 좋으며, 생명력 없는 벽돌담보다 살아있는 초목이 좋다.

세월은 쉼없이 흐르며 우리들을 안고 돌아간다. 주여! 그토록 새벽마다 기도하는 1천만 성도들의 기도가 응답받게 하옵소서. 우리들의 기도가 부족하면 내일 새벽에도 깨워주소서. 

주님의 공동체 안에 함께 하시고 주님의 뜻을 행하소서. 병들고 죽어가는 모든 이, 가난하고 억압받고 길을 잃은 백성들을 도우소서. 미움이 들끓는 곳에 넘치는 사랑이, 몰상식이 판치는 곳에 넉넉한 분별력이, 허다한 불의에 맞서 정의의 강물이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의 삶의 자리와 삶의 방식 속에서 확신을 가지고 조용하나 분명하게 주님을 소망하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노․장년들이여! 새 희망을 달라고 기도에만 매진하게 하소서. 이제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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