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한 삶과 믿음이야기]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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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받을 삶은 어떠한 삶일까. 복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복은 하나님의 약속이다. 그 약속을 믿는 자만이 복을 받는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메뚜기를 금하여 너희 토지소산을 먹어 없애지 못하게 하며 너희의 밭의 포도나무 열매가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너희 땅이 아름다워지므로 모든 이방인들이 너희를 복되다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말 3:11~12)

이병철 장로님, 그분의 농장에서 위의 말씀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1980년 고향마을에 있는 산 1만여 평을 구입해 그곳에 사과, 복숭아, 포도 등 어린 과목을 심고 가꾸어 과수원을 만들었다. 묘목에서 과실을 수확하기까지 3년간 나무를 기르는데 금비(돈으로 산 비료)를 쓰지 아니하고 순수하게 퇴비로 가꾸었다. 그 넓은 땅에 심은 과수 밑을 일일이 파서 거름을 주고 물을 주며 정성을 다하기까지 참으로 힘겨운 일이었다. 과수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은 마치 건강하게 자라는 자식처럼 느껴졌기에 고된 줄도 모르고 기쁨의 나날이었다 한다. 

주변 과수원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그분의 과수원만은 풍작이 들어 기쁨을 안겨주었다 한다. 뿐만 아니라 수확한 과일들이 유독 단맛이 있어 주문량이 많아 처음 문을 연 과수원치고는 수입이 대단했다 한다. 남들은 어린 묘목부터 퇴비로 기른 결과라 하지만 이 모두 하나님 은혜였다.

그분을 찾아뵐 때면 주로 과수원 농장인데 그 쉼터에는 항상 성경책이 펼쳐져 있었다. 잠시 쉬는 시간에도 짬짬이 성경을 읽고 있었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분과 대화를 나눌 때면 항상 성경 말씀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일까. 장로님을 만나려면 성경을 읽고 가야만 된다는 인식이 앞선다. 자주 인용한 말씀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마  20:27-28)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시는데도 마치 설교를 듣는 듯 은혜가 넘친다. 왜 그럴까. 그분과 10분간만 대화를 나누어도 쉬 느낄 수 있는데 남들이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겸손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제가 무엇이기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자주 쓴다. 모든 이들을 대하는 데도 그렇다. 그분은 ‘학교 교육’이 부족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에 못지않도록 인격을 쌓기 위해 성경을 교과서로 삼아 ‘자기교육’을 철저히 스스로 시킨 분이다. 참으로 겸손하면서도 온유하며 근면 성실하다. 남을 배려해주는 그윽한 인품이다.    

참으로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분이다. 그분은 1989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북문교회 장로로 임직받았다. 그분은 “장로는 비록 사람의 투표를 통해 뽑지만, 그 배후에는 항상 하나님이 계신다. 그러므로 겸손한 마음으로 장로 직분을 수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어쩌면 금언처럼 들린다.

하재준 장로

 중동교회 은퇴, 수필가·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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