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선진국형 국민의식

Google+ LinkedIn Katalk +

제2차 세계대전 후 유엔에 가입한 독립 국가 중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정치적으로도 민주화된 국가로 세계인들이 선호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대한민국은 가는 곳마다 도로망이 4통 5달로 뚫려있고, 도시나 농촌이나 화장실도 대부분 선진화됐다. 농촌주택에도 자가용과 짐차가 있는 가구들이 많고, 지방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편리하게 사는 농민도 많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농촌과 도시의 격차가 비교적 적은 나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아직은 의료시설들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그런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되어 가는 도중에 있으므로 선진국형 복지국가의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형 국가의 모습과 지속성을 가지려면 선진적 국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선진국형 국가는 빌딩이 숲을 이루고, 생활이 편리한 외적 시설만 화려하다고 선진국형 국가로 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국민의식이 선진화돼야 선진국형 국가가 될 수 있다. 몇 가지 바람직한 선진국형 국민의식을 생각해 본다. 

첫째로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국민의식이다. 상식과 순리는 세계보편이성의 사고를 말한다. 예컨대, 개인이나 외국인과 거래할 때 약속을 했으면 어떠한 손실이 와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금전거래를 해 보면 그 사람의 실체를 알 수 있다. 신용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자본이다. 약속을 해 놓고도 여러 차례 지키지 않거나, 상대방을 속이거나 하는 국민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나라 국민에 대한 불신이 두텁게 각인될 것이다. 그런 불신의식은 개인이나 국가간 거래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세계인들이 “그 나라 국민들은 믿을만한 국민이다”, “보증수표의 국민이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성이 높아진다면 자연스럽게 선진국형 국민으로 인정될 것이다. 

둘째로 공존‧공영의식이다. 오늘날은 지구촌 시대이다. 세계인들은 각자 자기 나라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국경을 넘어 함께 협조하고 상부상조하면서 공존‧공영해야 할 지구공동체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 피부색이나 외모에 의해 차별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우리 민족만 제일이고 다른 민족은 저등민족이라는 민족우월주의는 선진국형 국민의식이 아니다. 어느 나라 외국인이든지 간에 공존·공영하려는 국민의식이 필요하다. 

셋째로 성숙한 국민의식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나라의 얼굴이다. 말하는 모습이나 얼굴표정은 인격의 표현이다. 특히 외국인들을 대할 때, 친절한 말 한마디, 한마디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또한 성숙한 국민은 자기 몫만 채우기 위해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성숙한 국민은 자기주장만을 고집하는 내로남불의 인간상이 아니다. 성숙한 인간은 궤변으로 타인을 억울하게 하지 않는다. 성숙한 인간은 타인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인간상을 지닌 국민이다.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성숙한 인격을 지닌 선진국형 국민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진국형 국민의식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바람직한 국민의식은 장기간 부모나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사회교육을 통해서 형성된다. 국민 전체가 무엇보다도 그런 교육을 중시하고, 먼저 인간다운 인간을 길러내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