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진정한 교육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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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치열한 입시경쟁 아래서 청소년들이 과중한 학업 부담으로 고통을 받고, 학부모들은 또 자녀가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과다한 사교육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청년세대가 결혼을 기피하고 우리나라가 유례가 없는 저출산으로 인구절벽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과도한 교육경쟁 때문이다. 교육문제 하나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가 신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교육정책은 오로지 학교 평준화와 입시 제도 개혁에만 매달려왔다. 2002년에는 학력고사 위주의 입시를 폐지하고 내신과 서류전형과 면접을 강화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그런데 내신이 가져오는 교실 내 경쟁이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번에는 서류평가를 대폭 강화하였다. 그러나 최근 서류평가는 다양한 외국 경험과 각종 수상경력이 있는 부유층 자녀들에게 유리하고 수능시험이 그래도 공정하다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다시 수능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말았다. 결국, 입시개혁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그사이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을 뿐이다. 

백약이 무효인 이런 상황에서는 아예 대학조차도 평준화하고 입시제도를 폐지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경쟁이 나쁘다고 경쟁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마치 목욕물과 함께 아기까지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자,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육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다양한 삶의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며 산다. 게다가 사람은 참으로 다양한 능력을 타고날 뿐 아니라 성격과 기질과 환경과 경험도 모두 다르므로 삶의 목표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양성을 인정하고 허용하며 각자가 개성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경쟁의 압력은 낮아지고 개인의 창의성은 꽃피울 수 있게 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한 방향으로만 줄 세우기를 하면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학벌이라는 것도 학교를 한 줄로 세우기 때문에 생긴다. 소위 스카이대학도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명문대학이 된 것이 아니라 단지 평판 때문에 우수학생이 지원하니까 명문대학이 된 것에 불과하다. 요즘에는 의대가 인기가 있으니 전국 1등부터 순서대로 의대를 지원하고 그 후에 공대를 지원한다고 한다. 이렇게 한 줄 서기를 하는 것은 삶에 대한 이해가 일차원적이고 목표가 돈과 명예와 평판 등으로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첫째, 경쟁을 피하지 말자. 우리 인생은 무덤에 갈 때까지 경쟁의 연속이다. 경쟁을 없애야 행복해진다고 하면서 남 탓하고 핑계 대는 일을 멈추고 당당히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선의의 경쟁을 준비하자.

둘째, 학부모들은 남들과 똑같이 국·영·수 과외하고 선행학습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옆집 부모와 학원 선생의 위협에 굴복하지 말자. 오히려 자녀를 믿고 남들과 다르게 다른 방법으로 키울 것을 추구하라.

셋째, 학생들은 자신을 믿고 자신의 열정과 호기심에 따라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 참된 성공의 열쇠는 열정과 호기심과 인내심이다. 열정이 없으면 남들보다 더 잘할 수가 없다. 열정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나오는 법이다.

각자가 여론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사회를 가능케 하는 진정한 교육혁명이라고 믿는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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