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쉼 없이 전진하는 신앙과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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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12:1-2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죽으면 무덤이나 화장터로 가고, 더러는 의학 연구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풀이나 나무는 죽으면 시골에서는 아궁이로 들어가 땔감이 되거나 거름이 되지만 도시에서는 쓰레기가 되고 만다. 예쁜 자태를 뽐내며 날아다니는 새들도 죽으면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내가 미국 어느 집에 체류했을 때 그 집에 물고기를 기르는 어항이 있었다. 물고기가 살아 있을 때는 서로 즐겁게 같이 놀았다. 그런데 그중에서 한 마리가 죽으면 살아 있는 물고기들이 죽은 물고기의 눈을 빼먹고 살을 뜯어 먹는 것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교훈해 줄까? 죽은 것과 산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 까닭에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만물은 살아서 성장할 때 그 가치와 존귀함을 받게 된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으로 태어나서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그보다 불행하고 처참할 수가 없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꾸준히 노력해서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

개미는 추울 때를 대비하여 여름 내내 쉬지 않고 먹이를 모으러 다닌다. 지극히 작은 곤충인 개미도 미래를 내다보는데, 하물며 사람으로서 미래를 내다보는 전진의 철학을 갖고 있지 못한다면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다.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전진(前進)이라고 한다. 생명의 발전 원리는 전진이다. 갓난아기를 보면 매일매일은 조금도 자란 것 같지 않은데, 반년이나 1년쯤 지나고 보면 어느덧 기고, 서고, 걷고, 말도 하면서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은 갑자기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조금씩 성장한다. 처음부터 큰 나무는 없다. 하늘로 우뚝 솟아 있는 천년 거목도 애초에는 어리고 연약한 작은 나무에 불과했다. 이 어린 나무가 온갖 비바람을 맞으면서 수십 년 자라는 사이에 우람한 거목이 된 것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만리장성을 하루아침에 쌓을 수는 없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천 길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도 그 원천을 더듬어 올라가면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실낱같은 조그만 샘물에 불과하다. 이 샘물줄기가 수없이 모여 단단한 바위도 부수는 큰 폭포가 되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갈파했다. 적소성대(積小成大), 즉 ‘작은 것이 수없이 쌓여 큰 것이 된다’라는 말이다.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는 없다. 배 속의 아기도 열 달이 차야만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위대한 웅변, 만인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명작, 묘기백출하는 운동선수의 신기, 그 모든 것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백련천마(百練千磨)의 피눈물 나는 노력 끝에 도달한 것이다.

진실로 명인이 되고 대가가 되기를 바란다면 전진의 철학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자기가 하는 일에 적어도 10년은 미쳐야만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밥을 먹지 않고서 배부를 수 없고, 공부하지 않고 우등생이 되는 일이 없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면 정성껏 거름을 주어야 하고 돌보아야 한다.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부지런히 김을 매 주어야 한다. 심지 않고는 거둘 수가 없다. 가꾸지 않고는 꽃이나 열매를 얻을 수 없다. 돈은 아껴야 하지만 노력과 땀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 꾸준히 노력하는 자만이 승리의 영광을 쟁취한다. 쉬지 않고 걷는 자만이 산의 정상에 도달한다. 우리는 전진의 신앙과 철학을 가지고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승자가 되는 길이고,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라고 어느 선인은 말했다. 어찌 학문뿐이랴! 인생의 모든 일에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무슨 일이든 흘릴 만큼 땀을 흘려야 하고, 치를 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세상에 거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버린다. 진주를 캐려면 바닷속 깊은 곳에 들어가야 한다. 금광을 찾으려면 산속을 수없이 헤매야 한다. 노력에는 반드시 보답이 따른다.

어디 그뿐이랴! 심마니들이 산삼 한 뿌리를 캐기 위해 높은 산을 며칠을 헤매도 산삼 한 뿌리를 발견할까 말까 한다. 깊은 산을 헤맬 때는 무서운 뱀도 있고, 산짐승도 있다. 그러나 산삼 한 뿌리를 캐기 위해 이런 고통을 감수하고 산속을 헤매는 것이다. 수고하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다. 전진의 신앙과 철학을 가진 노력이 인간을 승리자와 성공자로 만든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1-2)라고 말하였다. 운동선수가 경주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몸을 가볍게 하고 무게를 덜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믿음에서도 승리하려면 우리는 전진의 신앙과 철학을 가져야 한다. 믿음에서 우리를 끌어내리고 뒷걸음질하게 하는 얽매이기 쉬운 모든 죄는 벗어 버리고, 믿음의 주 예수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전진하는 신앙은 멈추지 않고 일생 계속되어야 한다. 전진의 신앙과 철학을 가지고 끊임없이 신앙 경주를 할 때 승리의 관을 얻을 수 있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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