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제복 입은 사람에 대한 특별한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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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국적 비행기를 타면 경험할 수 있는 사례로, 군복을 깨끗하게 차려입은 미군이 손에 예복 같은 옷을 들고 타면, 승무원이 그 옷을 받아 자신들의 전용 캐비닛에 보관했다가 비행이 끝날 때에 돌려주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만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것이라고 여길 수가 있다. 또한 공휴일 같은 때에 휴양지 같은 곳에서 군인 가족이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면 ‘조금 전에 옆에서 식사하던 노인 부부가 계산하고 갔다’는 식의 미담이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한다. 이렇게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최상의 대접을 함으로 이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보람을 느끼면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게 임하게 한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한다.

1927년에 태어난 랠프 퍼켓 예비역 대령은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에서 창설된 제8 레인저 중대 지휘관으로 임명된 뒤 한국전에 파견됐다. 그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에 소속되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으며 고인이 이끈 제8레이저 중대는 북한군을 38선 이북으로 후퇴시키는데 일조하면서 북진 작전을 진두지휘 했다. 특히 고인은 1950년 11월 중공군에 맞서 청천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를 6차례에 걸쳐 사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3차례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그는 오랜 시간이 흐른 2021년에야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 훈격인 명예훈장을 받았고, 이 수훈식에는 당시 미국을 방문중이었던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그리고 작년 4월에는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무공 훈장인 태극무공훈장도 받았다. 그는 지난 4월 8일 조지아주 콜럼버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에 미 의회는 양원 합동으로 그의 사망을 계기로 지난 4월 29일에 국회의사당 2층 중앙의 원형홀(로툰다)에서 안장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조문하는 행사인 ‘Lying in State’라는 추도식을 거행했다. 사실 이렇게 추도식을 거행하는 것은 상·하원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데 비록 정치적으로 대결관계에 있던 의회도 정쟁을 멈추고 이 위대한 군인을 추모하는데 한마음으로 동의하였는데, 이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가운데는 지금까지 그가 유일한 일이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에이미 클로버샤(민주 미네소타) 상원의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그리고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도 자리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추도사에서 퍼켓 대령의 모토는 ‘그곳에 있어라’(Be There)였으며, 그는 그가 있어야 할 곳에 항상 있었던 참된 군인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책임지고 있어야 할 곳에는 언제나 있는 책임감’이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한국전 참전 용사로는 마지막 생존자였던 예비역 대령인 랠프 퍼켓은 미국인의 사랑과 존경 속에서 영면했다. 

추도식에서는 미 육군 군악대인 ‘퍼싱즈  오운’이 조가를 담당했으며 이 군악대에 소속된 한국계 미군인 에스더 강 하사가 조가로 찬송가 ‘저 장미꽃 위에 이슬’(In the Garden 442)을 불러서 더욱 감명이 깊었다. 사실 이 찬송은 부활의 새벽에 예수님을 찾았던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을 찾으러 갔다가 예수님은 만나지 못하고 천사로부터 부활의 소식을 들은 감동의 순간을 묘사한 것이라 더욱 퍼켓 대령의 죽음이 뜻깊게 여겨지는 감동이 되었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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