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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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의 주요 지도자들을 선거를 통해서 선출한다. 그런데 입후보자로 나섰을 때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해당 공동체를 위해서, 더 나아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사심 없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특히 지방의 자치단체장들이나 국회의원들, 대통령 출마자들은 많은 공약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런 출마자들은 당선되면, 유권자들과 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初心)은 점점 멀어져 가고 국민이 내세운 공복(公僕)이라는 자세보다도 자기가 주인인 것처럼 목에 힘을 주고 행동하는 이들조차 있다. 

민주국가는 어느 나라나 정당정치를 하고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국민과 나라를 위해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사심 없이 입법을 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여당과 야당으로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입법을 할 때는 자기 당의 진영논리에만 얽매이지 말고 정파를 초월하여 국민과 국가발전을 위해서 사심 없이 입법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출마 시 한 공약의 정신을 상실하고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쟁에 몰두할 때 나라의 앞날은 암담할 뿐이다.

국회의원들의 국회 활동 실상의 단면을 보면, 양심과 정의의 정신으로 국민과 나라를 위해 사심 없이 의정활동을 하는 모범적인 국회의원들도 많이 있지만, 일부 국회의원 중에는 국민의 대표자로서 품위에 맞지 않는 막말을 하는 의원들도 있고, 사실을 왜곡해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의원들도 있다. 심지어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여 행동하기보다도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여 행동하는 느낌을 가지게 할 때가 많다. 국회의원은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할 책무가 있는 국민의 대표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이 차기 출마나 공천권을 안중에 두고 국회의원 본연의 책무를 벗어난 행동을 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그런 의원은 대도를 걸어가는 국민의 진정한 대표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국가의 통치자라고 해서 모든 분야에 능통한 것이 아니다. 국가의 통치자는 사심 없는 통찰력과 지도력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국가의 통치자가 탕평정신을 가지고 전문성 있는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여 적재적소에서 일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친분이나 사적 관계에 얽매여 인사를 단행하게 될 때, 때로는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민의를 존중하여 집행하는 체제이지만, 국회의 입권자들이나 행정부의 집권자들이 정쟁에 휘말려 포퓰리즘 정책에 빠지게 된다면, 나라에 희망이 없다.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는 어렵지만, 나라가 일순간에 망가지기는 쉽다. 혹자는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손쉽게 만들어진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6·25전쟁, 1·21 청와대 습격 사건, 버마 아웅산 묘역 테러 사건 등 국가적 위기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국가적 위기는 6·25전쟁 때였다. 6·25전쟁을 통해서 대한민국은 잿더미가 되었다. 그런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대한민국이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선조들의 사심 없는 피땀 어린 희생이 있었던가를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나라를 이렇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우뚝 세운 선조들의 희생정신을 망각하고, 정쟁이나 사리사욕에 휩싸여 내일의 희망을 어둡게 한다면, 애국정신으로 과감히 배척해야 한다. 이제 남한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북한의 지도자들 모두가 온 겨레의 염원인 민족통일을 위해 사심(私心)을 버리고 먼저 공의를 우선시하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으로 남북한이 하나 되어 발전적 미래를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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