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회자가 되라는 어머니의 서원을 무시하고 세상에서 잠시 방황한 적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여러 번 경고의 신호를 주셨으나 끝까지 외면하다 교통사고로 전 가족이 죽을 뻔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크게 치셨다. 무릎이 세 조각이 나서 대수술을 받고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으나 큰 장애를 갖게 되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에 가해자 측에서 합의를 해달라고 찾아왔다. 20대 청년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었으니 형사 입건되어 감옥에 가게 되었다. 청년의 어머니가 부산에서 서울로 찾아와서 애원하였다. 아들이 합의가 되지 않으면 감옥에 가게 생겼으니 제발 합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병원 사무장은 이 정도로 장애가 생기면 합의금으로 최소 3천만 원은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법에 따라 본인이 처리해 주겠다고 했다.
가해자의 아버지는 학교 교사였다. 그들이 이런 큰돈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겠지만, 무엇보다 나는 이 사고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패역한 나 때문에 일어났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애당초 어떤 보상에도 관심이 없었다. 영적으로 보면 그 청년이 가해자가 아니라 내가 가해자였기 때문이었다.
또 나는 하나님에게 징계받은 것을 인간에게 보상받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내 아내도 다리의 부상 때문에 병원에 함께 입원해 있어서 부득불 간병인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가해 청년의 어머니를 불러 보험회사에서 지급해 주지 않는 간병비만 내도록 하고 그 이외에 한 푼의 보상도 받지 않고 합의해 주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나의 결정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앞으로 후유증도 있을 것이고 장애도 있는데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 것이냐며 난리였다. 그러나 내 마음에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징계를 인간의 어떤 보상으로 희석시키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나로 인해 고통받은 가해자를 위해서 기도했다.
가해 청년의 어머니는 합의서를 들고 병원을 나서면서 천사를 만났다고 눈물로 인사를 하고 갔다. 평생 은혜를 잊지 않고 자주 찾아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후로 한 번도 그분들이 찾아온 적은 없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보험회사에서 보상 처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그들이 제시한 금액은 약 700만 원이었다. 나의 장애는 현재 수입으로 따지면 이 금액 이상은 절대로 보상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금액으로는 앞으로 발생할 후유증에 대한 치료비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생각을 초월한 여러 가지 기적 같은 사건을 통해서 보험회사로부터 무려 5천만 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도록 해주셨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징계를 인간에게 보상받지 않으니 하나님께서 몇 배로 보상해 주셨다.
“무릇 나 여호와는 정의를 사랑하며 불의의 강탈을 미워하여 성실히 그들에게 갚아 주고 그들과 영원한 언약을 맺을 것이라.”(사 61:8)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