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새나루공동체 30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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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루공동체를 설립하여 30주년을 맞으면서, 그 동안 수고하며 헌신하였던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우리들의 이야기를 씁니다. 

처음, 대전역 뒤편 달동네에 작은 떡방앗간을 리모델링해서 집단급식소를 만들고, 대전역 광장에 모인 홀몸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어림잡아 70여 명에게 식사를 나누고, 이 분들과 공동체 안에서 주일예배를 함께 드렸습니다. 

공간이 협소하여 창문 밖에서 예배를 드리는 분들의 눈동자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새나루나눔의 집은 3개월이 지나면서 150여 명의 식구들이 모였고, 뒷골목 쪽방 거주인과 대전역 노숙인과 함께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새나루공동체는 1989년 새나루교회를 창립하면서 새나루(신탄진)공부방을 개원하였는데 대전역으로 옮겨와서 공부방(지금의 삼성지역아동센터)운영을 이어 왔습니다. 

사실 새나루공부방은 1986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안에서 시작된 산돌공부방에 이어, 대전에 처음 개원한 공부방입니다. 

어린아이에서 고등학생에 이르는 40여 명의 학생과, 40여 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모인 전국 최대(?)의 공부방이었습니다. 

학부모와의 만남과 봉사자의 헌신은 새나루교회를 성숙하게 만들었고, 3년 후 연건평 180평의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선교학에서 말하는 접촉점이 다양해서, 새나루공동체는 지역사회에 알려졌고,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굵직한 지역사회 사업을 감당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2019년 덮친 코로나 팬데믹 때는 매일 하루 350개의 도시락을 자체 제작하여 집단급식소가 사라진 대전의 유일한 급식소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19 코로나 팬데믹은 오히려 새나루공동체에는 일과 사람과 후원이 결집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역사회의 위기가 교회의 위기가 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역설을 경험하였습니다. 실직가정을 지원하고,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가교역할을 실천하였으며, 지역사회단체와의 폭넓은 연대는 큰 성과였습니다.

“지역사회와 무관한 교회가 교회인가?”라는 선배 신학자의 물음에 대답하기 위하여 사역을 지탱한 것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공동체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겠으며, 지금도 우리를 바라보는 작은 이들의 얼굴에서 작은 그리스도를 봅니다. 우리는 지금도 자비하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자비, 즉 ‘인간의 신음소리’에 응답하시는 하나님께서 전국에 흩어져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사역자들의 기도를 들으실 겁니다. 서울역에서, 수원역에서, 부산역에서, 그리고 이름 모를 곳에서 드러남 없이 사랑을 선포하는 우리들의 친구들을 기억 합니다.

김수택 목사

·새나루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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