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주고받고, 받고 주는 존재로서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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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7:12, 사도행전 20:35

나는 6.25 전쟁 동안에 어려움과 고난을 겪으면서 농촌에서 얼마간 산 경험이 있다. 내가 살던 친척 집은 철저한 혼합 종교에 빠져서 굿도 자주 하고 고사도 지내는 집이었다. 가을이 되면 동네에서 고사를 지내고 동네 한복판에서 떡을 돌려 나눠 먹었다. 농사일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하는 것을 보았다. 오늘 모내기를 하면 모두 와서 도와주고, 내일은 또 다른 집에 가서 모내기를 도와주며 품앗이를 하였고, 타작할 때도 서로 일손을 주고받으며 하는 것이었다. 농촌에서는 이런 문화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고,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서로 주고받는 존재이다.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미국에서 많이 도와준 것이 사실이다. 군대와 돈과 구호품 등으로 많이 도와주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지금의 부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준 것만큼 가져간 것도 있었다. 자동차, 무기, 의류, 생활필수품들을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사들였다. 트럼프는 대통령 시절에 한국이 무기를 사도록 엄청나게 요구하였다. 이것은 준 만큼 팔아 달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산다는 것은 주고받는 것이고, 주고받는 것이 없다면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주고받는다는 것은 인간 행동의 가장 기본적 원리이다. 주고받는데 인생의 기쁨이 있고, 보람이 있고, 행복이 있고, 의미가 있다. 

줄 때는 받을 생각을 하고, 받은 다음에는 무엇인가를 줄 생각을 해야 한다.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한다면 인정과 교제가 끊어지고 마음이 상한다. 반대로 받기만 하고 주지 못하는 처지가 되는 것처럼 괴로운 것이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너그럽게 왔다갔다 하면서 주고받을 때 인간의 사는 맛이 난다. 주는 자는 기쁜 마음으로 주고, 받는 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야 한다. 인생을 그렇게 살아갈 때 주는 자도 축복 받고 보람이 있고, 받는 자도 은혜가 되고 도움이 된다.

주었다고 해서 받은 자를 낮춰보거나 무시하거나 윽박질러서는 안된다. 주었다고 해서 교만해서도 안된다. 주었으면 겸손하게 자애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인 동시에 섬김의 정신이다.

마태복음 7장 12절에서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라고 하였고, 사도행전 20장 35절에서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라고 하였다. 주는 자는 강자요, 받는 자는 약자가 되기 쉽다. 강자는 오만에 사로잡히기 쉽고, 약자는 자기 비하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주고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고받는 행위에는 네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이기주의자라고 일컫는다. 이런 사람은 고독하고 허전한 존재가 되기 쉽다. 삶의 기쁨과 의미를 상실하기 쉽다. 둘째는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것이다. 이것은 독선, 고립주의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외롭고 허무하다. 생의 환희와 따뜻함이 없다. 셋째는 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 주는 것이다. 이를 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줄 때는 받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받은 다음에는 주어야 할 의무를 느낀다. 준 만큼 받지 못하면 서운하고, 받은 만큼 주지 못하면 미안하다. 넷째로 받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주는 것이다. 좋은 인간미가 있는 사람은 받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준다. 이것이 예수님이 말씀하고 실천하신 아가페의 사랑이며,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이것은 구원받은 사람들의 사랑이다. 이 아가페의 사랑과 봉사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인간미이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할 때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로부터 보상을 받게 된다.

사랑이 가면 사랑이 오고, 마음이 가면 마음이 온다. 미소를 보내면 미소가 돌아오고, 주먹을 보내면 주먹이 돌아온다. 생에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있다. 내가 남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 남도 나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남이 나에게 차가운 모멸의 시선을 보내면 나도 그에게 그런 시선을 되돌려 보낸다. 이것이 인간관계의 원칙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조건 없이 독생자를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미래의 천국 희망이 우리 앞에 있게 되었고, 기대가 가득찬 미래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기쁘게 주는 것을 공부해야 하고, 받은 사람은 받은 것에 대한 감사도 공부해야 한다. 그럴 때 이 세상은 추운 겨울 한낮에 비치는 태양과 같이 따뜻해져서 인간의 마음을 선하게 녹이는 역사를 이루게 된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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