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노인과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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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읽다가 재미난 우화가 있어 이에 대한 소회를 소개하려 한다. 

능력이 뛰어나 우두머리 역할을 하면서 먹을 것을 찾는데 일가견이 있었던 쥐가 나이가 들어 병들어 눕게 되었다. 그러자 그동안 그를 받들던 쥐들이 이제는 밥이나 축내는 늙은 쥐라며 괄시하였고, 늙은 쥐는 젊은 쥐들의 눈총을 피하여 구석에 웅크리며 눈칫밥이나 먹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어느날 집주인이 쥐들이 극성을 떨자 세 발 달린 가마솥을 사다가 음식을 넣은 후 뚜껑을 닫고, 커다란 돌을 올려놓았다. 젊은 쥐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저 솥 안에 있는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는가를 의논하였으나,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자 생각다 못한 젊은 쥐들은 늙은 쥐에게 무슨 수가 없겠느냐고 물었다. 늙은 쥐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여보게, 솥의 세 발 가운데 한 쪽 발 밑을 계속 파보게” 하는 것이었다. 젊은 쥐들은 그 말대로 솥의 한쪽 발밑을 깊이 파내려 갔다. 그러자 솥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당연히 돌도 저 멀리 굴러가 버리고 그 안에 있던 음식이 쏟아져 나왔다. 쥐들은 환호를 지르며 오랜만에 큰 잔치를 벌였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젊은 쥐들은 늙은 쥐를 더 이상 괄시하지 않을 뿐더러, 잘 공경하면서 아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지혜를 구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젊었을 때나 커다란 조직에서 관습적으로 주어진 일에만 매진하다 보면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할 뿐 급변하는 현실에서 뒤떨어지기 일상이다. 이런 사이에 자신은 어느덧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후되어 겉으로만 젊고 실상은 나약한 노인으로 변모하기 일쑤다. 따라서 항상 공부하고 지혜를 습득하는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갈 때에는 힘이나 돈보다도 지혜가 더 큰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세는 나이가 많고 적음이 아니기에 항상 남에게 배우는 자세를 경주함이 중요하며, 특히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를 배우는 자세는 언제나 견지해야 할 덕목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옛날에 화려했던 과거만을 생각하여 예전 것만을 곱씹으면서 자기 주장만을 편다면, 그리고 그 주장이 시대에 어긋나고 존중받는 합리적인 결론이 아니고, 오직 자기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모순을 보여주면, 주위 사람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기는 커녕 상대하기에 부적절한 사람으로 전락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비록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자연 현상이다. 여기에서 나이가 들면서 눈칫밥 먹는 노인이 되지 않고 존경받는 어르신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인은 자기 생각과 고집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고, 어르신은 상대에게 이해와 아량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인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이에 맞는 처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은 상대를 자기 기준에 맞춰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특히 은연 중에 나이를 먹는 것이 무슨 특권이라도 된 듯 생각하여 은밀하게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행동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어르신’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여기며 이해하면서, 비록 나보다 젊고 부족해 보여도 좋은 덕담을 나누며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인격을 갖춘 사람을 일컫는다.

그렇지만 나이 먹고 언행을 조심하여 어르신 대접을 받으려면 자신이 지닌 경륜을 지혜롭게 젊은 세대에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쉬지 않고 하면서 이를 실천해야 한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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