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관련된 성격, 기질에 관한 우스개 이야기입니다. ‘혈액형이 각기 다른 네 사람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가 AB형: 갑자기 말없이 나가버린다. O형: 왜 그러냐며 뒤쫓아 나간다. B형: 먹던 거 계속 먹는다. A형: 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자책한다.’ 1900년에 오스트리아의 카를 랜스타이너가 ABO 혈액형을 발견한 후 1927년 일본에서 ‘혈액형을 통한 기질 연구’란 논문이 발표되면서 피와 기질에 관한 연구가 시작됩니다. 그래서인지 일본과 한국은 혈액형을 통한 기질을 신봉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입장은 동일합니다. ‘말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들이 혈액형이 달라지는 사례가 있는데 그렇다고 성격이 함께 변하지는 않습니다. ABO혈액형은 혈액 속 500가지 혈액형 중 일부일 뿐입니다.
프레임(Frame)은 ‘기본 틀, 뼈대’라는 뜻입니다. 인간이 성장하면서 생각의 처리 방식을 공식화한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혈액형이나 MBTI와 같은 프레임으로 누군가를 성급히 단정지으면 오해와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러한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알고 집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민수기 8장에 등장하는 레위인도 이러한 프레임으로 세워진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레위인에게 3번이나 ‘정결하라’고 명령합니다. 히브리식 문법으로 3번 반복되면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게 됩니다. 레위인이 정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수고로만 되어지지 않습니다. 정결하기 위해 속죄의 물을 뿌리고, 전신의 털을 삭도로 밀어야 하며 의복을 빨아야 합니다. 자신의 부패를 깨닫고 죄에서 벗어나 정결을 위한 의식들입니다. 그리고 난후 이스라엘의 대표자에게 안수를 받고 제사장은 요제를 하나님께 올려드려 레위인이 하나님에게 바쳐진 사람들임을 이스라엘 회중에게 공표하였습니다.
레위인에게 ‘정결하라’는 프레임은 무슨 의미일까요? ‘구별된 레위인이 되어 제사장을 도와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를 대신하여 레위인을 봉사하는 사람들로 세우셨습니다.(18절) 그리고 이들에게 ‘아바드’, 섬김을 통한 예배와 하나님의 일에 쓰임 받는 일군들이 되게 하셨습니다. 레위인이 정결 예식과 요제를 드림으로 구별되고 성결케 되듯이 우리는 예배를 통해 나를 정결하게 하고 쓰임 받는 일군으로 준비되어져야 합니다. 레위인처럼 우리도 세상에서 구별된 삶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여 부르사 거룩하게 구별하신 이유입니다. 우리의 생명, 시간, 재물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하나님의 뜻에 맞게 교회와 세상에서 사용되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어 드리는 섬김의 프레임을 가지고 살아가기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