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인생에서 꼭 필요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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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20:35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가리켜 수수적(授受的) 존재라고 한다. 서로 주고받는 존재라는 뜻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언어를 주고받고, 사랑을 주고받고, 인정을 주고받고, 웃음을 주고받고, 인사도 주고받으며 산다. 서로 나누며 사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보릿고개’라는 것이 있었고, 좁쌀로 묽게 죽을 쑤어 한두 끼니를 이어 가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초근목피, 즉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겨우 연명할 때가 있었다. 그런 시절에도 시골에서는 가을에 추수한 후에 집집마다 떡을 해놓고 고사를 지내며 목판에 떡을 담아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그 당시 떡이나 쌀밥, 고깃국은 특별한 때만 먹는 아주 귀한 음식이었다.

이 세상 사람 중에는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사람이 있고, 주지도 받지도 않는 사람이 있으며, 서로 주고받는 사람이 있고, 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자꾸 주기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인간으로 태어나 주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은 아주 귀한 것이다. 주는 마음은 풍성함이요 너그러움이며 사랑이다. 살아가면서 주는 마음, 주는 손처럼 행복한 것은 없다. 따뜻한 미소, 반가운 인사, 정다운 말, 훈훈한 사랑을 나누며 희망을 주고 신념을 일깨우며 힘을 실어주고 용기를 북돋는 사람은 위대하고 훌륭하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나에게 감동을 주고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준 수많은 분을 만났다. 그분들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단 하나의 마음, ‘주는 마음’ 바로 그 마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중에서도 일평생 잊을 수 없는 훌륭한 분을 이 글을 통해 남기고 싶다. 그분은 평양신학교 교장을 역임한 곽안련 선교사님의 대를 이어 2대째 한국에 선교사로 오신 곽안전 선교사님이다.

나는 선교사님의 너그럽고 훈훈하고 세심하며 여유 있는 사랑의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중·고등학교, 대학교, 신학교까지 아낌없이 학비를 도와줌으로 내가 존재할 수 있었고, 그것이 흘러 오늘에 이르기까지 되었다.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시지만 그분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감격의 눈물이 넘친다.

안양에 있는 어느 교회의 이문희 권사님, 신학교에서 교직원으로 젊음을 바친 이영옥 권사님, 두 분의 실질적인 주는 사랑 또한 감동이며 은혜이다. 이문희 권사님은 거리에서 나를 만나면 반갑게 다가와 지갑에서 차비만 남기고 남은 돈 전부를 내 손에 쥐여 주면서 자녀들에게 맛있는 것 사주라고 하셨다. 이영옥 권사님은 내가 ○○교회에서 설교할 때마다 지갑을 다 털어 용돈을 주시곤 하셨다. 이분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풍족해서 그러신 것이 아니다. 없는 중에서도 있는 것으로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참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시는 분들이다.

넉넉하다고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풍족하다고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는 은사가 함께해야 하며, 주는 사랑과 훈련 또한 필요할 수 있다. 주는 공부를 하고, 주는 훈련을 일부러라도 한다면 주는 마음이 일어날 것이다. 주는 마음이 실천으로 이어질 때 오히려 마음의 평안과 부요함과 참 행복을 누릴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주는 공부를 열심히 하여 주는 마음을 기르고 주는 삶을 배우고 주는 사람이 되기에 힘써야 한다.

하늘나라에 가신 한경직 목사님은 그의 이름으로 된 방 한 칸조차 없는 무소유의 삶을 사셨다. 그는 대한민국과 인류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으로 주는 사랑의 놀라운 모범을 보이셨다.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아낌없이, 조건 없이 주신 사랑을 따라 한경직 목사님은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며 그 사랑을 실천하셨다.

사도 바울은 사도행전 20장 35절에서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라고 하셨다. 예수님께서 본을 보이셨고, 사도 바울 역시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람으로 살았던 것처럼,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도 주님의 존귀한 자녀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주고 나누는 너그럽고 성스러운 삶을 살아가며, 세상 끝까지 주님의 말씀과 은혜를 전하고 나누는 사명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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